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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범이 되라 ----- 2006.9.3 연중 제22주간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3 조회수686 추천수3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6.9.3 연중 제22주간
                                              

신명4,1-2.6-8 야고1,17-18.21ㄴ-22.27 마르7,1-8.14-15.21-23

                                                                  

 

 

 

 

모범이 되라



옛 사막 수도자들의 지혜 가득한 말씀을 읽다보면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다음은 제가 좋아하는 사막교부 포에멘 아빠에 관한 예화입니다.

-한 형제가 포에멘 아빠에게 물었습니다.
“여러 형제들이 나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사부님은 제가 그들에게 어떤 지시를 내리길 바라십니까?”

  그러자 포에멘 아빠가 대답했습니다.


“아니다. 네가 먼저 일하라.

  만약 그들이 살 마음이 있다면,

  그들은 자연히 너를 보고 자신을 살필 것이다.”


그 형제가 또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부님, 그들은 저에게 지시받길 원합니다.”


그러자 포에멘 아빠가 다시 그에게 말했습니다.


“아니다. 너는 그들의 모범이 되라. 지시하는 자가 되지 말고”-


그렇습니다.


모범적인 삶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백번 듣는 것 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합니다.
‘보고 배운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보고 배우는 데, 볼 것이 있어야 배우지 않습니까?
백 마디 말보다 몸으로 보이는 실천이 백배 낫습니다.
이래서 삶의 스승을 목말라 하는 것입니다.

우선 나부터 하느님의 말씀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한 모세의 말씀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말에 무엇을 보태서도 안 되고 빼서도 안 된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내리는 주 너희 하느님의 명령을 지켜야 한다.

  너희는 그것들을 잘 지키고 실천해야 한다.”


합리화나 타협하지 말고 곧이곧대로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라는 것입니다.
말씀을 지킬 때 말씀이 우리를 지켜줍니다.

 
저절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하느님을 말씀을 지키면서 비로소 사람이 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생활화되지 않을 때

남는 건 본능대로 사는 짐승 같은 삶입니다.

 

요즘 돈 욕심에 온갖 중독으로 망가져

거칠어지고 황폐화되어 가는 사람들 얼마나 많습니까?


자녀 교육 또한 뾰족한 방법이 없습니다.
부모들 몸소 우직할 정도로 충실히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면 됩니다.
우선 부모를 보고 배우는 자녀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부를 때 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주 우리 하느님이십니다.
온갖 좋은 선물과 모든 완전한 은사는

위에서, 빛의 아버지에게서 우리에게 내려옵니다.


이 아버지의 말씀을 지킬 때 비로소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살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뜻을 정하시고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셨습니다.

 

그러니 우리 안에 심어진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이십시오.

이 말씀은 우리의 영혼을 구원할 힘이 있습니다.


하느님 말씀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그러니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아니라,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언젠가 후배 수도자가 무심코 던진 말이 잊혀 지지 않습니다.


“저 요즘 책 안 봅니다. 몰라서 못 삽니까?

  지금 알고 있는 것도 못 살고 있는 데 자꾸 책 보면 복잡해지기만 합니다.”


삶이 앎을 따라가지 못해 언행일치가 되지 않으면 결국 위선자가 될 뿐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머리로 아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을 실행하여 몸으로 깨달아 아는 것이 진정 아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실행하는 사람들, 세상에 물들지 않습니다.
세상에 속화되는 게 아니라 세상을 성화시킵니다.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똥오줌의 배설물이야 정화조로 모이지만

사람의 마음으로부터 배설되는 나쁜 생각들,

불륜,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의 악한 것들은

내 자신은 물론 공동체나 나라 전체까지 오염시켜 더럽힌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거룩한 땅도 이런 이들 있으면 혼탁한 세속이 되어 버립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사는 사람들,

끊임없는 내적 정화로 이런 내면의 악한 것들을 좋은 것들로 변형시킵니다.

 

우리 안에서 내적 정화와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 하느님의 말씀은

마치 정화조에서 냄새를 없애고 배설물들을 정화시키는 효소와도 같습니다.


오늘의 1독서,

화답송의 시편,

2독서,

복음 말씀들,

한결같이 말씀의 실행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저 묵묵히 말씀을 실행하며 모범을 보이는 삶이 제일입니다.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도 있듯이,

아무리 하느님 말씀을 많이 알아도 살지 않으면 쓸모 없습니다.


결코 비범하거나 유별난 신심의 삶이 아니라

평범하고 아주 실제적인 신심의 삶입니다.

 

하느님 아버지 앞에서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은

어려움을 겪는 고아와 과부를 돌보아 주고,

세상에 물들지 않도록 자신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깨끗하고 흠 없는 신심을 주셔서 모범적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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