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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국화꽃 사연“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5 조회수1,112 추천수5 반대(0) 신고

       

 

 

 

                      “국화꽃 사연“


    어제는 시골집에 가서 부모님을 뵈었습니다. 동행과 함께 식사를 마치고, 인사를 하고 돌아오는 중에 어머니께서 "신부, 이번에는 잘 키우셔," 하시며 국화 화분 두 개를 주셨습니다. 작년의 일이 생각났습니다. 작년에는 화분을 한 개를 주셨는데, 본당 마당에서 키우다 실패를 했습니다.


   국화는 거름이 걸어야 하는데, 거름을 제대로 주지 않아 발육상태가 좋지 않았고, 진딧물이 많이 끼어 탐스런 꽃을 피워내지도 못했습니다. 거기다가 아이들의 공에 맞아 중상을 입기도 했고, 장난기 많은 아이의 손에 목이 잘려 제기차기에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올해는 작년처럼 키우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실패한 것은 어머니의 정성과 기대에 보답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남았고, 내 불성실로 인해 망쳤다는 자책감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거름도 많이 주고 지지대도 세우고 진딧물 약도 주며 키우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실수 내지 실패를 거듭하지 않고 잘 키우고 싶습니다. 국화를 잘 키워서 어머니의 정성에 보답하고 나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이런 저런 실수, 실패를 하며 살게 됩니다. 실패, 실수에 얽매여 다시 일어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실패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그런 실패가 우리 삶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패하면 다시 재기하면 되는 것입니다.

 

   실패한 그 일이 실패가 아니라, 실패한 그 일로 인해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실패인 것입니다. 실패를 거울삼아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면, 우리와 함께 하시는 예수님께서도 우리에게 큰 힘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비록 실수를 하고 실패를 한다고 하더라도, 예수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중에도  우리 손을 잡고 우리를 일으켜주십니다. 주님의 손길에 민감하며 용기를 내었으면 좋겠습니다.


 "실패는 兵家의 常事"라 했습니다. 힘을 내십시오. 그리고 다시 시작하십시오. 예수님께서 함께 해 주실 것입니다.


              - 김 태헌 요셉 신부님 ( 인천교구 역곡2동 성당 주임 )

 


No.3 in F major ''L’autunno (Autumn)-가을'' Op.8-3 RV.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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