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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5 조회수1,086 추천수15 반대(0) 신고
9월 5일 연중 제22주간 화요일-루카 4장 31-37절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


회의, 토론 석상에서 이런 사람을 봅니다. 참으로 부럽습니다. 그는 그 어떠한 돌발 상황 앞에서도 논리가 정연합니다. 갑자기 직면한 안건, 미리 준비되지 않은 사안 앞에서도 차분하고 일관되게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펼쳐나갑니다. 격렬한 대립 상황 앞에서도 분노하지도, 목소리가 떨리지도 않습니다. 당당합니다. 평소에 많은 연구와 노력을 했었기에 가능한 일이겠지요.


그런 면에서 저는 많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사전에 미리 준비된 사안에 대해서는 그럴싸하게 발언을 합니다. 그러나 여러 사람이 한 안건에 대해서 토론하다보면 예기치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다루게 됩니다. 갑작스런 질문도 받습니다.


그런 순간 앞에서 저는 즉시 햇갈리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아이큐가 떨어지면서 어리버리해집니다. 말도 꼬이고 횡설수설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말의 논리도 떨어지고 설득력도 없습니다. 핵심에서 벗어나 엉뚱한 소리도 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부끄럽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하다 보니, 엉뚱한 사람 말꼬리 붙들고 벌컥 화부터 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청중들, 그들 가운데 특히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논리 정연한 대처 앞에서 도무지 당해낼 길이 없었습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다 진리요, 트집 잡을 구석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분의 말씀은 힘이 있었습니다. 권위가 있었습니다. 그분 말씀은 절대로 공허하지 않았습니다. 결실을 맺었고, 선포한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능력의 예수님 말씀 앞에 적대자들은 속으로는 치를 떨면서도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섭니다.


능력 있는 예수님 말씀, 권위와 힘으로 가득 찬 예수님 말씀의 배경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요?


다름 아닌 하느님 아버지께서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절대로 자신의 말을 선포하지 않았습니다. 늘 아버지의 생각을 당신의 입술을 통해 선포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에게 남기신 모든 말씀들은 당신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한 말씀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예수님의 말씀은 힘이 있었습니다. 일목요연했습니다. 한 말씀 한 말씀이 모두 뼈가 있었습니다. 모든 말씀이 살아 숨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 예수님의 말씀이었기에 우리에게 다가올 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입니다. 영양가 충만한 에너지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그런 말씀이었기에 죽어가는 사람도 살리셨고, 그 지독한 마귀도 쫒아낼 수 있었습니다.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저이가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니 더러운 영들도 나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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