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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와 사랑의 실천, 그리고 기도의 삼 박자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6 조회수713 추천수6 반대(0) 신고
 

“날이 새자 예수님께서는 밖으로 나가시어 외딴곳으로 가셨다. 군중은 예수님을 찾아다니다가 그분께서 계시는 곳까지 가서, 자기들을 떠나지 말아 주십사고 붙들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도록 파견된 것이다.”

“사람들이 그를 위해 예수님께 청하였다. 그러자 부인은 즉시 일어나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루가 4,38-44)


  어제와 오늘 복음 말씀은 ‘카파르나움의 하루’라고 부르는 내용입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예수님께서 하루를 정말 바쁘게 지내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식일 오전 회당 모임에 참석하시고 돌아오셔서는 시몬의 장모를 치유합니다. 저녁 무렵 안식일에 여행하지 못하는 규정이 풀리자마자 환자들이 몰려옵니다. 그들을 일일이 치유하고 악령을 쫒아 내십니다. 그리고 새벽녘 일찍  외딴 곳에 가 기도하셨습니다. 이 구절을 두고 신부님들은 ‘사제생활의 본보기’ 라고 부릅니다. 전례참여와 사랑의 실천 그리고 기도 세 가지가  매일 매일 삼위일체가 되는 생활을 보여 주셨습니다. 어느 신부님은 농담 삼아 “예수님의 하루처럼 살다가는 제 명 대로 못살 것이다.” 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의 놀라운 언행에 감동 받은 카파르나움 사람들이 예수님께 자기들을 떠나지 말 것을 부탁합니다. 마르코복음에서는 베드로가 나서서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합니다. 자신들이 받은 큰 은혜에 감사의 잔치라도 베풀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예수님께서 수행하셔야 될 사명에 장해물이 됩니다. 예수님의 사명은 떠나시는 것입니다. 인간을 구원하기위해 하느님 아버지를 떠나 오셨으며 또 정든 고향과 부모를 떠나야 했습니다. 당신의 사명완수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떠나는 십자가를 지셨으며, 또 죽음을 떠나 부활의 삶을 사셨습니다. 이 지상의 삶을 떠나 하늘나라에 들어 가셨습니다. 일생을 그렇게 떠나는 삶을 사셨습니다. 제자들에게도 예수님을 본받아 떠나는 삶을 요청하신 것입니다. 인간이 정들고 익숙한 곳을 떠나는 일은 굉장한 모험이 됩니다. 피서랍시고 몇 칠 간만이라도 여행 다녀오고선 “집 떠나면 고생이니 그래도 내 집이 최고”라고 무슨 주문 외우듯이 말합니다. 그것도 먹고 마실 것과 핸드폰에 노트북 컴퓨터까지  바리바리 싸가지고 떠나면서도 그렇게 말합니다.


  어제가 캘커타의 성녀 마더 테레사가 선종한 9 주기 되는 날입니다. 그녀는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전례와 사랑의 실천 그리고 기도”의 삼박자를 온전하게 생활하셨습니다. 그러기에 그녀는 모든 종교와 종파를 초월하여 현대에서 가장 추앙받던 한 분일 수 있었습니다. 노벨 평화상을 가장 영광스럽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녀의 일대기를 살펴보면 떠남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새겨집니다. 1910년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났고, 인도에서 복음 전하려는 열망에 18세에 로레토 수녀회에 입회합니다. 인도 캘커타에서 고등학교 교사직을 맡아 봉사하고 그 기간 동안  힌디어와 벵갈어를 배웁니다. 몸이 허약했던 테레사 수녀는 그만 결핵에 걸려 지질링에 요양을 떠납니다. 1946년 9월 10일 기차여행 중에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라.”는 새로운 소명을 받습니다. 테레사 수녀는 그 일을 “부르심 안의 부르심”이라고 불렀습니다. 12세 때 어머니에게서 들은 "너의 손을 예수의 손에 얹고 예수만 따라 가라"는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아 살아온 이래 또 다시 받게 된 소명입니다. 복음을 전하려고 집을 떠났듯이 또 새로운 소명에 응답하기 위해 종신 허원했던 수도회를 떠나갑니다. 오직 예수님의 손길에만 의지 했습니다.


  1950년 사랑의 선교 수녀회를 창립하여 본격적으로 빈민 구제 활동을 합니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안식처 ‘니르말 흐리다이(순수한 마음)’ 와 고아원을 세웁니다. 그리고 죽음으로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 길을 걷습니다. 테레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상은 아마도 어느 임종자가 죽어 가면서 남긴 말 한마디 일 것입니다.

"저는 길바닥에서 동물처럼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사랑으로 둘러싸인 천사처럼 죽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어록은 그 누구의 말보다 힘이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그들은 다른 이들과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자신들의 존엄성이 존중 받는다고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서 하느님을 봅니다. 내가 나환자의 상처를 씻어줄 때 나는 하느님 바로 그 분을 돌보아드리는 듯한 느낌을 갖습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경험입니까.”

“가난한 사람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주는 것 이상을 돌려줍니다. 그들은 강한 사람이여 음식 없이 하루하루를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저주하고 불평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동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그들로부터 배울 것이 굉장히 많습니다.”

“기도는 신앙을, 신앙은 사랑을, 그리고 사랑은 가난한 사람을 위한 봉사를 낳습니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줄 수 있는 것은 적습니다. 가난은 놀라운 선물이며 우리에게 자유를 줍니다.” "그리스도인 이란 자신을 주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하는 말 자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를 통해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교만은 모든 것을 파괴시킵니다. 예수님을 따르려거든 진정 온유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마더 테레사를 “살아있는 성녀”라고 불렀던 사람이 많은데, 이는 현대에서 점점 더 높이 평가받고 있는 개념인 균형과 관계있습니다. 마더 테레사의 영적인 길은 관상생활이 사랑의 활동과 균형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줍니다. 그것은 단순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단순성 뒤에는 탁월한 신앙과, 의지와 지혜에서 나오는 여러 해 동안의 체험과 봉헌이 숨어 있습니다. 마더 테레사는 현실적인 것과 초월적인 것을 조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존경받았습니다. 현실적이면서도 관상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삶의 모습을 그대로 따른 결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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