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낯선 물에 들어가는 것 (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7 조회수773 추천수7 반대(0) 신고
 

구성원이 될 것인가, 제자가 될 것인가

강 한가운데에서 배를 갈아타게 해 주신 하느님

 

나는 그 여자와 공원에서 몇 번 마주쳤다. 우리는 벤치에 나란히 앉게되면 짧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리법 얘기도 하고 연예계 뒷얘기도 물론 하고 백화점 바겐세일 이야기도 절대 빼놓지 않았지만, 종교적인 문제를 두고는 한 번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느님이니 믿음이니 교회니, 그런 것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너무나 '선교적' 으로 들렸다. 게다가 가톨릭 신자들은 원래 그런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은가?

 

나는 친구들 몇 명과 어머니 기도 모임을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공원에서 만난 그 낯선 여자' 가 계속 뇌리에 떠올랐다. 그래서 한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했고 그 친구는 "그러면 우리 모임에 오지 않겠냐고 한번 청해보지 그래?" 하고 말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분명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임을 알리는 말을 그녀에게 꺼내 보라고 나를 부추기고 계셨다. 그런데 하느님은 내가 정말로 그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서 같이 기도하러 가자고 청하리라고 기대하고 계셨던 것일까?

 

기도 모임을 하는 다른 친구들은 벌써 여러 해 동안 서로 알고 지내온 사이였다. 피정도 같이 하고 깊은 대화도 나누고 오르락내리락하는 신앙 여정을 함께 걸어온 친구들이었다.

 

그런데도 아직 그 친구들을 불러 모아서 이 모임을 시작하는 데에 어색함을 느낀터에, 전혀 낯선 사람을 초대하는 일을 나는 도저히 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내 이웃도 아닌 사람을 말이다!

 

나는 다음 날 그녀를 만났다. 그리고 또 다음 날도, 나는 그때까지도 늘상하는 가벼운 대화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하느님은 나를 접접 더 강하게 부추기고 계셨다.

 

<선택>

 

그 주말에 나는 '제자되기(discipleship)' 에 관한 워크숍에 참석했다. 강사는 말하고 있었다. "'구성원 되기(membership)' 는 안에서 함게 하는 것이지만 '제자되기' 는 밖으로 손을 내미는 것이다."

 

그 말에 불이 반짝 들어온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내가 어느 '배(ship)' 를 타고 무사안일하게 지내는지를. 그것은 멤버십, '구성원 되기' 였다.

 

 '멤버십' 은 수동적이고 안전하며 익명성을 보장한다. 그리고 실천하기 쉽다. 멤버십이 요구하는 것은 오로지 구성원이 되어서 때때로 모습을 보이고 (하고 싶을 때에만) 참여하는 것이다. 내 헬스 클럽 멤버십처럼 말이다.

 

나는 여러 해 동안 교회의 구성원으로 지내왔지만 한 번도 정말로 나 자신을 헌신한 적은 없었다. 진심으로 활동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전혀 튼튼하게 자라지 못하고 있었다.

 

단지 구성원이라는 것에 속아서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마치 무엇인가를 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구성원이 되었다고 해서 내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자 되기' 는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그것은 바로 저 바깥에 있는 낯선 물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그것은 전혀 즐거운 물놀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또한 얼마간의 노력을 필요로 했다.

 

제자가 되려면, 나를 자꾸만 뒤로 잡아당기며 누군가에게 믿음으로 다가가지 못하게 막는 장애물 - 의심과 무관심, 두려움 등 - 을 극복해야만 했다.

 

나는 그 워크숍에 참가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모두 비슷한 갈등을 느끼고 있음이 분명했다. 우리는 머리 속에서 불편한 질문들을 계속 퍼부어대는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 캐롤린 피그내트 / 말씀지기(9월호)에서>

 

<그랜드 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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