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아버지 없이 걸어가는 인생의 최종적 결론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7 조회수963 추천수16 반대(0) 신고
9월 7일 연중 제22주간 목요일-루카 5장 1-11절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아버지 없이 걸어가는 인생의 최종적 결론>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살았던 시몬 베드로, 그는 전문직 어부였습니다. 물때뿐만 아니라, 기후나 절기에 따른 물밑의 변화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꿰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전문직 어부라도 허탕 치는 날이 있기 마련이지요. 이쪽에 그물을 쳐서 안 되니 저쪽에, 저쪽에 던져 봐도 맹탕이니, 더 멀리...


그렇게 밤을 꼬박 샌 시몬 베드로에게 고기잡이에는 문외한인 목수출신 예수님께서 한 마디 하시는데, 시몬 베드로 입장에서는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조언이었습니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저 같았으면 어떻게 대답했을까 생각해봅니다. 아마 이랬겠지요.


“깊은 곳이든 얕은 곳이든 그물 칠만큼 충분히 던졌습니다. 제 경험상 오늘은 아닙니다. 저는 더 이상 못하겠습니다. 그물을 치려면 스승님이나 치십시오.”


그러나 시몬 베드로의 대답은 달랐습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시몬 베드로의 빛나는 순명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참된 순명에 대해서 돈보스코 성인께서는 이렇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 우리 마음에 드는 일만 하는 것은 참된 순명이 아닙니다.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는 것, 특히 우리가 하기 싫은 일조차도 기쁘게 행하는 것이 참된 순명입니다.”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는 시몬 베드로의 외침을 묵상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몬 베드로의 이 외침은 어쩌면 오늘 우리의 외침이구나 하는 생각 말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하지 않고 나 혼자의 힘으로 해보려 하는 인생, 아버지의 뜻을 찾지 않고 내 뜻을 성취하려는 인생, 아버지의 이름으로 행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려는 인생의 최종적인 결론이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란 외침인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다시금 던져주시는 예수님 말씀,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는 무조건 인간적으로만 생각해온 기존의 사고방식을 던져버리라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전해보지도 않고 미리 겁을 먹고 무조건 안 된다는 소극적,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버리라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 지니신 수많은 속성 가운데 두드러진 속성 하나가 초월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은 우리들의 좁은 안목, 편협된 사고, 고착화된 행동방식을 훨씬 뛰어넘는 분이십니다. 무한하시고 광대하신 분이십니다.


난관 앞에 부딪힐 때, 절망의 한 가운데를 지날 때, 실패를 거듭할 때, 인생의 쓰라림을 뼈저리게 느낄 때도 인간적으로만 생각하지 말길 바랍니다.


하느님의 능력, 하느님의 자비, 하느님의 사랑을 믿기 바랍니다. 우리의 하느님께서는 전지전능하신 분, 무한하신 분이기에 그분 앞에는 불가능이 없습니다. 안 되는 일이 없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