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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섬기는 사람 . . . . . . [장봉훈 주교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8 조회수779 추천수13 반대(0) 신고

 

 

 

 

오늘은 "사제란 누구인가?" 에 대해서 함께 생각하는 가운데

우리에게 은혜를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에 한 생명이 태어나려면 어머니의 뱃속에서 10개월이라는

기간을 머물러 있어야 하듯이,

한 사제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립니다.

 

7년의 신학교 생활과 한국에서는 군복무 3년이 있어서 10년입니다.

한 생명이 태어날 때 어머니가 산고를 겪듯이...

한 사제가 태어날 때도 고통이 있습니다.

 

그 고통중의 하나가

사제되는 사람은 가정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곧 교회는 정결을 약속받습니다.

정결을 전 일생을 통해 지키기로 하느님과 약속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가정포기를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사제로 태어나기 위한 진통이고 아픔입니다.

 

두번째는 가난을 약속합니다.

이는 세상 재물의 포기입니다.

이것은 또 하나의 아픈 결단입니다.

가난을 스스로 자유롭게 결단을 내려야 사제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세번째는 순명을 약속해야 합니다.

순명은 모든 이의 종이 된다는 결단입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 높은 사람, 명예로운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데,

이것를 포기하는 결단을 내려야

사제로서의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한 젊은이로부터 이 세가지를 빼고 난다면

남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겠습니까?

거기에는 빈 껍질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 비움이라는 철저한 하나의 결단은 중요한 것을 얻고

봉사하기 위해서 입니다.

 

사제가 되는 사람은 정결을 지키기로 결심하고

하느님 앞에 약속함으로써

그는 사람으로부터 자유를 얻습니다.

누구에게도 매이지 않게 됩니다.

 

가난을 약속함으로 물질로부터 자유를 얻습니다.

순명을 약속함으로써 자기로 부터 자유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으로부터,

물질로부터,

그리고 사람으로부터 자유의 몸이 되어

사제가 하려고 하는 일은 과연 무엇인가?

 

신품성사 예절을 보면

이 세가지를 하느님과 하느님의 백성들 앞에서 약속한 다음

서품자는 제단에 엎드리게 됩니다.

이것은 자신의 전 생애를 봉헌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사람에게서 가장 귀한 세개를 빼앗았으니

신품 성사 전례는 세개를 돌려 줍니다.

 

첫번째는 성서를 줍니다.

두번째는 성작과 성반을 줍니다.

세번째는 신품받는 이의 손을 축성해 줍니다.

 

그리고는 제의를 입혀주고 사제로 선포합니다.

이것은 사제가 무엇을 위해 포기했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를

구체적으로 알려 주는 상징입니다.

 

먼저 사제는 말씀의 봉사자인 것입니다.

전 일생을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라는 것입니다.

 

두번째로 성작과 성반을 주는 것은

성찬의 봉사자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느님 백성에게 생명의 빵을 먹이라는 것입니다.

빵과 포도주를 예수님의 몸과 피로 변화시켜

생명의 빵과 음료를 먹이라는 것이 사제의 직책인 것입니다.

 

세째로 손을 축성했다는 것은

하느님과 인간사이의 은총의 중재자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제의 손은 인간의 손이지만

신품성사를 통해 기름바름으로써 성별된 손,

하느님의 손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세성사를 줄 때에 사제의 손에 의해서

한 사람의 죄가 씻겨지는 것이고,

한 생명이 하느님의 자녀로 신분이 바뀌는

놀라운 기적의 손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7남매의 장남이었습니다.

저의 부모님은 저를 신학교에 보내면서 경제적으로 뒷바침할

능력이 없었습니다.

제 아래로 6명의 동생들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제가 신학교 생활을 하는 동안 저를 도와 준 사람을

저는 얼굴도 이름도 모릅니다.

다만 한국인이 아닌 독일에 있는 여선생님이라는 것만 압니다.

그분은 자기 이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고,

매 학기마다 주교님 앞으로 저의 등록금을 보내 주셨습니다.

 

여러분의 생애 동안에 귀한 사업이 많이 있는데

사제 한 사람을 키위주십시오.

이것은 하느님 앞에 가장 자랑할 만한 일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10년 이상 사제 생활을 하면서 2천명 이상 세례를 주었습니다.

한 영혼은 세상을 주고도 바꿀 수 없을 만큼 큰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사제 한 사람이 2천명 뿐만이 아니고,

일생동안 몇 명을 영세시킬 것인지 모르지요.

 

이보다 더 귀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여러분이 살아 오시면서..

 

'내가 감사 할 것이 있다.'

 

'내가 은혜를 많이 받았는데 그 은혜를 갚을 길이 없다.'

 

'내가 너무나 많은 죄를 지었는데 속죄할 길이 없다....'

 

이런 분은 사제 양성에 정성껏 투자를 하십시오.

 

성소가 자라기 위해서는 본당 공동체 안에 사제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사제를 존경하지 않고 무관심하거나 멸시하는 일이

있다면 자녀들이 먼저 알게 됩니다.

그런 사제의 길을 자녀들이 왜 가려고 하겠습니까?

 

제가 처음 사제가 되어 첫 본당에서 구정을 맞게 되었습니다.

저는 구정이지만 집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식당 사람까지 구정을 지내러 집에 보내고 저 혼자 있게 되니 

아침도 굶게 되었습니다.

 

11시에 합동 위령미사가 있었는데

아침 먹었느냐고 묻는 이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점심 걱정해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아! 이것이 사제 생활인가보다 하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오후 1시 쯤 되어 할머니 한 분이 떡국을 끓여 오셨는데,

먼 곳에서 오셨기 때문에 떡국이 다 불었습니다.

저는 그 떡국을 맛있게 먹으면서

"이런 분도 계시구나!" 하며 감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성소가 그 가정에서 나왔습니다.

그 할머니가 20리 길을 버스를 타고 떡국을 끓여 오실 때는

그 마음안에 사제에 대한 사랑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적으니

 주인에게 일꾼을 보내 달라고 기도하라.'고 하셨습니다.

 

귀한 자녀들을 바쳐주십시오.

바칠 수 없으신 분들은 사제 양성에 협력하여 주십시오.

 

그리고 성소가 자라게 하기 위해서

본당 신부를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여 주시고

부족한 점을 감싸 주시고

기도로써 뒷바침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장봉훈 주교님

 

 

 - 장봉훈 주교님 강론집[행복은 어디에] 중에서 성소 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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