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새벽을 여는 아침묵상] '하느님! 저는 속물입니다'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8 조회수648 추천수5 반대(0) 신고
                                                         
    ◑ 하느님! 저는 속물입니다. 더위가 지나간 아스팔트가 스산하다 못해 한기를 느끼며 갑자기 외로워진다. 빗자루를 들고 대문앞에 어지러진 프라타나스를 쓸어 모으며 아스라히 먼 기억속을 빗자루 끝에서 따라가 본다. 매쾌하게 품어져 나오는 소죽방의 연기와 냄새가 그리웁고 구수하게 삶아진 소죽을 퍼 담아내던 통나무 여물 바가지가 그러하고 소죽을 끓인후 화로에 불끼를 담으면서 온기가 오래 가라고 인두로 다독이던 할머니의 갈퀴같던 손길이 그리웁다. 그때 반들반들 닦아야 했던 대청마루가 왜 그리도 크고 넗던지!... 소죽 끓인다고 고추단, 깨단, 갈비단을 낫으로 가운데를 푹 찍어 소죽방에 옮기고 나면 온 마당이 어지러진다. 그때 싸리비로 마당을 쓸면 그 마당이 왜 그다지도 넗었던지!......... 마당에 펌프가 꺼억꺼억 땅속에 숨은물을 끌어 올리던 숨찬 소리도 들려온다. 휴!!!!~~~~~다 어디 갔노? 세월의강은 내가 자란 젊은고향, 젊은가족, 젊은추억을 몽땅 쓸어안고 세월의 뒤뜰안으로 숨어 버렸다. 남편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을 보고 저양반 예전에는 저러지 않았는데!..... 혼자 서있는 뒷모습이 마냥 외로워 보인다. 아내라고 그 허전한 마음을 다 채워줄수 있으랴마는 그도 지금 나처럼 남편 때문이아닌 엉성하게 엮어낸 내 인생의 발~을 보며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를 새록새록 느끼고 있나보다. 진정 무엇이고 싶었는데 아무것도 아닌것이 쓰리고 아파 여름이 지나간 뒤안에서서 쓱쓱 힘없이 허무를 쓸어 모은다. 하느님은 전부이고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를 기쁘게 받아 드리기까지 나는 더 많은 시간을 내손에 들려진 나만의 목탁을 힘있게 두들겨야 되려나보다. 나의 목탁은 나를 깨우기 위한 그것이기에....... 하느님! 당신은 저에게 누구십니까? 저를 사랑 하신다 하셨습니까? 하느님! 당신은 어디에 계십니까? 모습을 숨기지 마시고 대면하여 주시옵소서 속가에 사는 몸이라 속물입니다. 지난 과거에 묶여 잡히지도 않는 허공에다 마음을 메어달고 작은일에 감동먹고 눈물 흘리며 하찮은일에 분노하고 아파하는 속물입니다. 당신이 저를 사랑 하시는것처럼 저도 당신을 사랑하는 큰애기가 되고 싶습니다. 어찌 그렇게 어려운 말씀만 하시는지 도대체 저의 귀에는 들리지가 않습니다. 그러니 저를 표나게 쑥쑥 키우시던지 아니면 품에안고 당신의 체온이라도 느끼게 하시옵소서. 오늘은 가을이 되어 다가오신 당신을 느끼면서 어디론가 길을 떠나고 싶은데 도반이 없습니다. 저를 혼자이게 하시는 이유도 말씀좀 해 보십시요. Angel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