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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몸에 좋은 거야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8 조회수705 추천수3 반대(0) 신고
 

                        

 

                               몸에 좋은 거야 

 

  우리 어린이집 원훈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어린이'다. 신체적 건강은 밝은 성격을 형성하는데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어린이집에 처음으로 등원하기 시작한 아이들은 인사하는 것, 선생님ㆍ친구들 이름 익히는 것, 환경구조 익히는 것 등을 배우며 환경에 적응해간다. 올바른 식생활습관을 형성하도록 하는 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면서 조금 어려워하는 것은 새 음식을 접하는 것이다. 왜냐면 지금까지 가정에서 먹어온 음식과 달리 처음으로 접하는 음식이 제법 있기 때문이다.


   늘 먹어야 하는 밥엔 흰색은 전혀 찾아 볼 수 없고 붉으스레한 색, 노오란 색, 거무스레한 색, 까실해 보이는 색, 특히 아이들이 싫어하는 팥이나 커다란 콩이 눈에 띄기도 한다. 밥 색깔이 매일 다르게 나오니까 숟가락조차 들지 않고 '이게 도대체 뭐람'하며 이상해 보이는 색깔의 밥을 바라보기만 하는 아이도 가끔 있다.


   반찬엔 기대하던 소시지나 햄은 없고 계절에 따라 김치, 깍두기, 멸치, 미역, 당근, 감자, 양파, 여러가지 채소국, 닭죽 등 맛보지 않은 것들이다. 맛도 별로 당기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감자, 고구마, 호박죽, 검은 콩 두유, 미숫가루, 여러 가지 떡, 쌀과자 등 간식도 예외는 아니다.


   점심식사 때나 간식 시간에 뜻하지 않은 음식이 나와서 아이들의 부정적 반응을 알아채는 선생님은 음식 홍보대사가 된다. 너댓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예를 들면 '김치를 먹으면 건강해지고, 감기도 안 걸리고, 아프지 않으니까 병원에 안 가도 되고…' 믿거나 말거나 한 좋은 이야기들을 열심히 설명해주곤 한다.


   새로운 음식에 대해 조금씩 적응해 가면서 6개월 정도 지나면 우리 소중한 아이들 식생활이 변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치를 전혀 먹을 줄 모르거나 호박죽을 입에 대지도 않던 아이들이 즐겁게 먹곤 한다. 오히려 더 달라고 선생님을 조르기도 한다.


   어느 날 점심식사 때다. 아직 편식이 남아있는 지수가 "당근은 먹기 싫어!"하며 당근을 따로 골라내고 있었다. 옆에 앉아서 열심히 먹고 있던 혜나가 "당근은 몸에 좋은 거야. 그렇지?!"하며 마치 조금 큰 언니가 동생에게 가르치는 듯 말하면서 그 옆에 있는 다른 친구에게 동조를 구한다.


   어느 교육자가 그랬던가.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는 교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R)

 

 

            - 김인숙 수녀(세례자 성 요한 수녀회, 세례자 요한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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