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날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09 조회수612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루가 6,1-5)


  한동안 어떤 교우가 주일 아침마다 내 양복 상의에 장미꽃을 한 송이씩 꽂아 주었다. 처음에는 매우 감사하다고 여겼지만 매주일 그 일이 되풀이 되다보니 어느덧 그것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주일 내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드리던 그 일이 내게 특별한 사건으로 다가왔다. 예배를 마치고 교회 밖으로 나오는데 한 아이가 다가왔다. 아이는 내게 걸어오더니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목사님, 이제 그 꽃을 어떻게 하실 건가요?”

처음에 나는 그 아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지만 이내 이해했다. 

  “아, 이 장미꽃 말하니?”

  “네, 목사님. 그 꽃을 이제 버리실 건가 해서요?”

그 말에 나는 원한다면 그 꽃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심결에 그 꽃으로 뭘 할 거냐고 물었다.

  “할머니에게 드릴려구요. 작년에 엄마와 아빠가 이혼했거든요. 그래서 전 엄마랑 살았는데 엄마가 다른 남자와 재혼하면서 절 아빠에게 보내셨어요. 한동안 아빠랑 살았는데 아빠가 또다시 저를 할머니 집에 보냈어요. 그래서 지금은 할머니와 함께 살아요. 할머닌 제게 무척 잘해 주세요.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주시고 모든 걸 돌봐 주세요. 할머니가 너무 잘해 주시기 때문에 그 보답으로 그 꽃을 가져다 드릴려구요.”

  아이가 말을 마치고 나자 난 눈물이 글썽거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아이의 말이 내 영혼 깊은 곳에 와 닿았다. 그리고 더듬거리는 손으로 양복 상의에서 그 꽃을 떼었다. 그리고 그것을 손에 들고 아이에게 말했다.

  “방금 네가 한 이야기는 내가 여태껏 들은 어떤 이야기보다 감동적이구나, 하지만 넌 이 꽃을 가져가면 안 된다. 왜냐하면 이 한 송이론 충분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저기 설교대 앞에 가면 큰 꽃바구니가 놓여 있을게다. 매주일 마다 한 가정씩 돌아가면서 그 꽃바구니를 주님 앞에 바친단다. 그것을 네 할머니께 갖다 드려라. 그분은 그것을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으시단다.”

  이때 아이가 한 마지막 그 말은 아직도 잊지 않고 소중히 기억하고 있다.

 “정말 행복한 날이군요. 한 송이를 원했을 뿐인데 이렇게 예쁜 꽃을 한 바구니나 얻게 됐으니까요.”   -존 R 림세이 목사. 마음을 열어주는 이야기中


  안식일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한 주일 내내 노동과 시름에 겨워 정신없이 지낸 것을 되돌아보며 삶에서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피라는 뜻에서 주신 날입니다. 그러기에 이날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함께 쉬면서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날이라고 예수님께서 새롭게 가르쳐 주시는 것입니다. 감사제(Eucharist)의 참뜻대로 누군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날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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