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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나는 어떤 장사꾼인가? . . . . [김영진 바르나바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11 조회수785 추천수11 반대(0) 신고

 

 

 

 

 

 

스님 샨사니가 어느 동네 어귀에 이르러 정자 나무 아래에서

피곤한 몸을 풀고 하룻밤을 보내려고 누웠는데..

 

동네사람 하나가 헐레 벌떡 달려와 인사를 하고는

 

"스님, 보석,보석을 주십시오!" 하고 청했다.

 

"보석이라니요?" 하고 샨사니가 묻자,

 

"간밤에 사바님이 꿈에 니타나 저녁이 되면 동구밖에 나가보라고 했지요.

'거기에 샨사니 한 분이 계실 텐데 그분에게 보석을 달라고 하면

 주실 거요. 그 보석으로 영원한 부자가 되시오.'하고 말씀하시더군요."

하고 대답을 했다.

 

샨사니가 누더기 보따리를 내주며

 

"가질 테면 뭐든지 가지시오." 라고 하자,

그 사람은 보따리를 풀어

사람 머리보다 더 큰 금덩어리를 발견하고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를 연발했다.

 

샨사니는 빙그레 웃으며

 

"그것은 내가 며칠 전에 숲속 오솔길에서 주은 것인데

 필요하면 가지시오." 라고 말했다.

 

금덩어리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그 사람은 무척 기쁘기는 했지만,

밤새도록 뒤척이며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이튿날 아침 닭이 울자마자 그는 정자나무 밑으로 달려가

자고 있는 샨사니를 깨우며 이렇게 말했다.

 

"스님! 당신에게서 이 금덩어리를 그처럼 서슴없이 내어 줄 수 있는

 그 보물을 제게 주십시오!"

 

 

 

 

 

 

 

신부의 입에서

 

"사람이란 다 장사꾼이야." 하고 말하면 못마땅해 할 사람이 있겠지만,

어차피 인생살이란 장사가 아닌가!

 

그 형태와 가는 길이 다소 차이가 있을 뿐이지

저마다 제 실속을 차리려고 지혜를 짜내며 살고 있지 않은가!

 

샨사니를 찾아온 동네사람 역시

세상에서 제일 귀한 것을 찾고 있는 장사꾼인 것이다.

복음 말씀에 나오듯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진주를 찾아다니는 장사꾼과 같은 것이다.

 

신부도 장사꾼이다.

구원의 장사꾼인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사람들을 살살 꼬드겨서(?)

세상에서는 재미를 좀 덜보고 손해를 당하더라도,

하느님 뜻대로 살다가 그분 곁에 보내려고 노력하는 장사꾼인 것이다.

 

장사꾼 중에는 가끔 사기꾼으로 변하는 이도 있다.

본래 목적과 정의대로 하지 않고 변칙을 쓰거나

윤리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사기꾼이 되고 만다.

 

사기꾼 같은 신부,

사기꾼 같은 신자,

사기꾼 같은 인간이 생기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형제를 팔아 재물과 명예를 쌓는이가 있다면,

친구를 팔아 지위를 높이는 이가 있다면,

더욱이 하느님을 팔아 세상의 재물, 명예, 지위를 확보하려는

마음을 가졌다면..

 

이것은 하느님을 믿는 장사꾼이 가질 윤리 규범이 아니기에

사기꾼이 되고 만다.

 

하늘나라는 정직하고 배짱이 있으면서도 사랑때문에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장사꾼만이 살 수 있는 보물이다.

 

솔로몬처럼 세상의 재물, 명예, 생명 연장을 청하지 아니하고

하느님 말씀대로 살 수 있는 지혜를 청하는 장사꾼만이 잡을 수 있는

보물이다.

 

나는 어떤 장사꾼인가?

샨사니에게 처음 왔던 동네 사람처럼 세상의 금덩어리, 권력, 명예를

찾아 헤메는 장사꾼이냐, 아니면

그 모든 것을 서슴없이 내줄 수 있는 보물을 찾아 헤메는 장사꾼이냐?

 

 

 

 

 

[밀가루 서말짜리 하느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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