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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는 주님의 사랑을 믿습니다”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11 조회수665 추천수6 반대(0) 신고

                         

 

 

                   “저는 주님의 사랑을 믿습니다”

 

 

   단순한 긍정이 주는 기쁨


   ‘신부님, 고마워요. 가뭄에 단비 만난 것처럼 보내주신 책 읽고 있습니다... 이것이 저에게는 커다란 즐거움이자 낙이었습니다.’


   지난 봄에 세상을 떠나 하느님 곁으로 돌아간 송박사가 죽기 얼마 전에 보내 온 글이다. 그녀는 대학원에서 만나 함께 공부하던 교우였는데, 3년 전에 위암 판정을 받았다. 그동안 수술과 재수술, 그리고 힘겨운 항암치료의 과정을 거치다가 결국 지난 봄에 우리 곁을 떠났다. 사회학자로서 정말 우수한 재원이었고, 아직 어린 두 아이의 엄마였는데 그렇게 떠나고 만 것이다.


   ‘하느님 믿어 행복 했어요‘


   그녀는 한 일 년여 전 즈음부터 의료적으로 더 이상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때 그녀가 내게 조심스레 한가지 부탁을 해왔다. 성경을 읽고 싶은데 몇 가지 도움 될 만한 책들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경험과 다른 이의 도움을 얻어 몇 차례에 걸쳐 책 몇 권씩을 보내 주었다.


   그리고 위에 적은 글을 받았다. 죽음을 앞두고 있던 그녀가 지난 일년 동안 성경을 읽으며, 즐거웠다고 고백했던 것이다. 그녀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병자성사를 주기 위해 병원을 찾았을 때에는, 그녀는 힘에 부친 듯 하면서도 내게 ‘하느님을 알게 되어서 기뻤고, 하느님의 사랑을 믿어서 행복했노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기쁨속에서 그녀는 갔다.


  ‘참 기쁨’ 주시는 하느님‘


   죽음이 주는 절망에 직면해서 송박사는 하느님을 찾았다. 그녀도 전에는 논리적이었고, 복잡하게 이런 저런 나름의 근거를 대며 하느님에 대해 시큰둥했었다. 그런 그녀가 하느님을 알게 된 것이 기쁨이고, 죽음을 앞에 두고서도 행복하다고 고백했던 것이다. 그녀의 기쁨은 어떤 빛나는 사상이나 날카로운 논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기쁨은 아주 단순하게 하느님을 긍정하면서 가능했다. 그리고 이 단순한 긍정이 주는 기쁨은 죽음의 어둠을 넘어서는 강력한 것이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하느님을 어떤 구속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그래서 하느님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진정 인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간을 절대화하는 흐름 아래서 하느님을 생각하는 것을 고루한 무엇으로 여긴다.


   그러나 나는 우리 시대가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진 만큼 진정한 기쁨도 잃어버렸다고 말하고 싶다. 죽음의 고통마저도 뛰어 넘을 수 있는 참 기쁨, 하느님을 믿음으로써 얻게 되는 영원한 기쁨을 잃어버렸다고 하고 싶다. 지난 봄 송박사의 경우를 통해볼 때, 우리의 기쁨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늘 나를 사랑하는 하느님’


   ‘하느님이 나를 정말 사랑하신다.’ 시련을 겪을 때에도 이 한마디가 평안함으로 이끈다. 때로는 절망감에 떨어지게 될 때에도 새로운 희망으로 나아가게 한다. 온갖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도 마음 든든해진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데 무엇을 두려워할 것인가? 하느님께서 끔찍이도 사랑하시는 나이기에, 나는 그저 그분을 믿기만 하면 된다. 아주 단순하게 ‘주님, 저는 주님의 사랑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하면 되는 것이다. 결코 변함없이 언제나 나를 염려하고 사랑하시는 하느님이 계신다는 것이 얼마나 커다란 위로이며, 그분의 사랑은 죽음의 힘마저도 누르지 못다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인가.


   나는 우리 본당 신자들에게 하느님 안에서의 이 기쁨과 평화를 전하고자 한다. 허망한 이론이나 지식에 휘둘리지 않고, 예수님의 말씀처럼 어린아이와 같은 단순한 마음으로 ‘저는 주님의 사랑을 믿습니다’라고 우리 본당 신자들이 고백할 수 있기를 바라는 까닭이다.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필리 4, 7)’를 우리 본당 신자들이 체험하고, 하느님 안에서 모든 어려움을 뛰어넘는 참된 기쁨을 깨달아 더욱 풍성한 나날을 살았으면 좋겠다. 


                     - 추교윤 신부(의정부교구 덕정본당 주임)

 

                       

                               

                             

                              With my goose'f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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