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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4> “예수님, 휴가 감사합니다” 제 2 부 / 강길웅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12 조회수765 추천수7 반대(0) 신고

          

 

 

                                   

         “예수님, 휴가 감사합니다” < 제 2 부 >


   이제 얘기를 좀 바꿔서, 회장의 큰딸은 다가오는 아빠의 65회 생신을 성대하게 차려 드리기 위해 아주 세심한 것에 이르기 까지 많은 준비를 한다. 어떻게 해서든지 큰딸은 아빠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아빠는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 오히려 피곤하게 여길 뿐이다.


   반면에 둘째 딸은 아빠의 생신을 위해서 아무 일도 안 한다. 별관심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둘째 딸은 묘하게도 아빠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고 있다. 아빠의 삶의 의미가 그 둘째 딸에게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큰딸과 둘째딸이 아주 대조적으로 인상 깊게 나타난다.


   그리고 둘째 딸이 급기야는 저승사지와 깊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수줍은 것 같으면서도 영향력이 있고, 지적이면서 화술이 뛰어나며 그리고 점잖고 예의 바른 그 남자가 아주 마음에 드는 것이다. 아빠가 말씀하신 정열적인 사랑이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아빠가 봤을 때 그건 사랑이 아니다. 저쪽은 저승사자다.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딸에게 안 된다고 하지만 딸은 그 뜻을 모른다. 그때 딸이 저승사자에게 말한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남자를 사랑하고 있어요.” 여자는 남자의 정체를 모른다. 그것은 아빠와 저승사자의 비밀이다.


   그런데 둘째 딸과 본래 사귀던 남자는 아주 간교한 사람이라 회장을 자리에서 몰아내고 합병이라는 명목으로 회사를 팔아 먹을 계산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일이 교묘하게 진행이 되어 이제 회사는 망하기 직전이었고 아무도 그 파산을 막을 수가 없게 되었다.


   다시 저승사자로 돌아가서, 이제 저승사자도 둘째 딸과 사랑에 깊이 빠진다. 그가 지금까지 한 일은 죽은 사람의 혼만 데려가는 일이었다. 다른 것은 전혀 몰랐다. 그런데 이승에 와서 사랑을 알고 보니 너무 좋은 것이다. 그래서 회장뿐만 아니라 회장의 둘째 딸도 데려가려는 계획을 세운다.


   이때 회장이 강한 반발을 한다. ‘이건 약속위반이다. 내 딸이 너의 정체를 알기나 하느냐? 네가 어디로 가는지 내 딸이 아느냐? 그건 사랑이 아니고 탐닉이며 내 딸의 영혼을 훔치는 것이다. 네가 정 그렇다면 모든 걸 내 딸에게 고백하고 결과를 받아 드려라.“ 아빠로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이다. 저승사자가 사랑하는 여인을 보기 위해 병원을 몰래 찾아갔는데 그때 죽어 가는 어떤 할머니가 저승사자를 알아 보면서 이렇게 이야기 한다. “마귀 같은 놈. 네가 내 의사를 데려가려 하느냐. 안된다. 절대로 안 돼. 너는 그냥 좋은 추억만을 가지고 가거라. 굳이 가려면 나하고 함께 가자.”


   저승사자는 그 때 노인한테 아주 혼이 난다. 그래서 마음을 바꿔 결국 저승사자는 망하기 직전의 회사를 극적으로 살려 주는 보답을 하고는 정말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채 회장만 데리고 가는데, 마지막 키스를 할 때 여자가 묻는다. 여자는 직감으로 마지막임을 느꼈던 것이다.


   “나는 이제 어떻게 되겠습니까?” 여자는 정말 사랑하는 남자가 이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그때 저승사자는 이렇게 답 한다 “당신은 커피숍의 남자와 함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회장의 성대한 생일 파티가 끝나 가고 있을 때 저승사자는 회장을 데리고 저승으로 걸어간다.


   모든 이들이 폭죽 터지는 일에 관심을 뺏기고 있을 때 저승으로 넘어가면서 회장이 물었다. “딸 문제는 고맙다. 이제 내 딸은 어떻게 될 것이냐?” 아빠로서는 그것이 궁금했다. “네있딸은 잘 될 것이다.” 안심을 시킨다. 그리고 두 사람이 저승으로 막 넘어가려 할 때 둘째 딸이 돌아보고는  막 달려간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저승의 언덕으로 유유히 넘어간다. 그때 여자가 황당한 표정으로 서 잇는데 조금 있으니가 저승의 뒤쪽에서 한 사람이 다시 넘어 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방금 넘어간 저승사자인데 그러나 이제는 저승사자가 아니라 진짜 커피숍의 남자가 딸에게 나타나는 것이다.


   저승사자가 저승으로 가면서 자기가 빌렸던 육체를 본 주인에게 돌려 준 것인데 그러나 커피숍의 남자는 지금 무슨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다만 무슨 파티가 거창하게 열리고 있다는 것만을 짐작한다. 그래서 여자를 보자 너무 반가워서, “파티가 굉장하군요” 하며 본래의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나 여자가 남자를 봤을 때 한심스러운 것이었다. 무슨 남자가 이런가. 다시 쳐다보는 것이다. 조금 전까지도 마지막 키스를 했던 사람이다. 정말 사람을 놀리는 것인가. 그때 남자가 말한다. “왜 그래. 당신이 날 알잖아.” 그때 여자가 모른다고 잡아뗀다. 여자로서는 정말 헷갈리는 사람이다.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이다. 그때 남자가 다시 말한다. “당신이 날 좋아한다고 했잖아.” 그러자 여자는 내가 언제 당신을 좋아한다고 했느냐고 반문을 한다. 그러자 남자는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환자가 됐을 때 당신이 치료하고 싶지 않다고 했잖아”라고 답하고 그 말에 여자가 놀란다.


   그것은 둘만의 비밀이었다. 지금까지 저승사자는 그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이제 여자는 뭔가 정체를 조금씩 파악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때 여자가 말한다. ‘내가 언제 좋아한다고 했느냐?“ 마음은 기쁘면서도 은근히 한 번 더 떠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그냥 좋다고 안 했고 너무 좋다고 했다.”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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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부에 계속 >

 

 

 

     - 인생은, 편하게 살기에는 너무 짧다 중에서/강길웅 요한 신부 (소록도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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