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간 고등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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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6-09-13 | 조회수732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간 고등어 (루카14-34) “소금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소금이 제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다시 짜게 하겠느냐? 입맛을 잃어선지 어떤 음식에도 손이 가지 않습니다. 까다로운 식성 때문에 주방에서는 애를 먹습니다. 이것저것 올려놔도 신통한 게 없습니다. 밥알을 세고 앉았더니 초인종이 울립니다. 안동의 맛을 담았다며 간 고등어를 내어 놓고 가십니다. 고갈비라면 사족을 못 쓰기에 들어온 선물에 입맛부터 다십니다. 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 밥상에 올려놓고 보니 그제야 밥알이 씹힙니다. 살 한 점마다 깊숙이 배어 있는 소금의 진미. 어느새 밥그릇이 비워집니다. 소금은 참 신비롭습니다. 저 하나만의 맛은 없지만, 녹아 들기만 하면 음식의 맛을 보태주니. 녹아야 제 값을 하는 소금의 희생이 아름다울 따름입니다. 음식의 맛을 더해주는 소금이 오늘도 저를 살찌웁니다. 제 입맛을 찾아주고, 식성도 맞춰줍니다. 자신을 녹여 사람을 살리는 저 숭고함을 닮고 싶습니다. 저 역시 세상에 제대로 된 맛을 보여 주며 살고 싶습니다. 맛을 보태기는 커녕, 나날이 세상 맛을 앗아 버린 제 삶에 짠맛부터 살려 놓겠습니다. 하여, 골고루 녹아 들고 배도록 자신을 내어 놓습니다. 소금을 먹고 자란 배부름. 이젠 제가 그 소금에 충실할 차례입니다. - "주님을 찾는 행복한 술래" 中에서 ( 김강정 시몬 신부 / 부산교구 덕신성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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