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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한 크리소스토모(금구, 황금의 입). 류해욱 신부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13 조회수657 추천수3 반대(0) 신고
 요한 크리소스토모 (금구, 황금의 입)


  오늘 우리는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축일을 지냅니다. 요한은 동방 콘스탄티노플의 주교였지요. 349년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에서 태어난 그는 이미 그리스도교 신자가 되기 전에 안티오키아에서 철학, 법학, 수사학, 신학을 두루 섭렵했고, 탁월한 학자로서의 명성을 얻었습니다. 369년에 멜레시우스 주교로부터 세례를 받았으며, 374년경에 성 바실리오의 지도아래 은수자가 되어 수덕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386년 사제로 서품을 받은 이후에는 주로 뛰어난 강론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어 크리소스토모, 즉, 금구(황금의 입)라는 이름을 얻게 됩니다. 신약 성서에 관한 연속 강론을 실시하여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 계기가 되었지요. 주교가 된 이후에는 교회 개혁에 착수하게 되지요. 주로 성직자와 신자들의 생활 관습에 대한 개혁이었지요. 탁월한 사람이 개혁까지 하게 되니 보수진영의 기득권 사람들이 가만히 둘 리가 없지요. 그는 시기와 모함에 의해 결국 교회 법정에서 단죄를 받고 주교직에서 면직되고 몇 번의 유배를 당하다가 결국 470년 유배지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매일의 성인]의 저자 레너드 폴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안티오키아 출신의 위대한 설교가인 요한을 둘러싸고 있는 애매모호함과 흥미진진함은 대도시에서 살던 위대한 사람의 생애답다. 시리아에서 12년 동안 사제로서 봉사한 다음, 콘스탄티노플로 온 요한은 자신이 제국의 가장 큰 도시의 주교가 됨으로써 황제의 계략에 의한 희생자가 되었음을 알았다.”

  주교가 된 것이 정치권력의 희생자가 된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재미있지요. 요한은 수도자로서 사막생활을 하는 동안 얻은 위장병으로 고통을 받으면서 주교직을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비록 그의 신체는 약했지만, 그의 혀는 강했답니다. 그는 대부분의 강론에서 가난한 이들과 재산을 나누어 쓰는 구체적 단계를 제시했다고 합니다.


  그의 강론에 마음이 찔린 부유층과 보수 진영에서 주로 그를 모함하기 시작했지요. 그는 좋은 포도주와 훌륭한 음식을 몰래 실컷 먹는다는 비난도 받았다고 합니다. 고위층의 사람들에게도 영적 지도자를 해 주었고, 특히 부유한 과부였던 어떤 여성에게 영적 지도를 해 준 것을 빌미로 삼아 반대자들은 그가 부와 여자에게 관심을 가진 위선자라고 험담을 하기도 했답니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인간이 얼마나 치사할 수 있는지 보게 됩니다.

  레너드 폴리에 의하면, 요한을 개인적으로 공공연하게 비난하던 두 명의 대표적인 인물들은 알렉산드리아의 대주교 테오필로와 에우독시아 황후였다고 합니다. 테오필로 대주교는 콘스탄티노플 주교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두려워하여 요한에게 이단을 추종하고 있다는 죄명을 뒤집어 씌웠고, 황후는 황실 궁정 생활의 사치를 복음적 가치와 대조시키는 그의 강론에 분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빌라도와 헤로데가 서로 반목하던 사이였지만 예수님을 죽이는 것을 계기로 화목한 사이가 되었듯이 알렉산드리아의 대주교 테오필오로와 에우독시아 황후는 요한 크리소스토모를 모함하기 위해서 서로 손을 잡게 됩니다. 우리는 여기서 재미있는 인간심리를 봅니다.


  그런데 테오필오로와 에우독시아 황후를 중심으로 한 요한을 미워한 보수 진영의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곤경에 빠뜨릴지에 대한 방법을 의논하면서 골머리를 앓았다고 하며 이런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요한 크리소스토모를 미워하지만 어떻게 곤경에 빠뜨릴지 그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답니다. 만일 그를 계속 주교자리에 앉힌다면 그는 너무 훌륭한 주교가 될 것이고, 만일 그를 유배 보낸다면, 그는 이것이 그리스도의 수난에 참여하면서 그리스도를 더욱 닯게 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할 것이며, 그를 죽인다면 그는 하느님을 위해 순교의 영광을 갖게 된 것을 기뻐할 것입니다. 그러면 오히려 그에게 가장 큰 순교의 영예를 준 꼴이 될 것입니다. 그들은 그러니 서로 요한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모의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순교의 영예는 주기 싫었는지 유배의 방법을 택했지요.


  우리는 무엇이 요한을 반대자들이 어떤 방법으로 그를 곤경에 처하게 하더라도 그에게서 삶의 기쁨을 빼앗을 수 없었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는 온전히 그리스도 안에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축일에 그의 삶을 되돌아보며 우리가 온전히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어떤 반대자들도 우리에게서 진정한 삶의 기쁨을 빼앗을 수는 없다는 것을 묵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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