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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늘에서 내려온 이' - [유광수신부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13 조회수663 추천수5 반대(0) 신고

<하늘에서 내려온 이>(요한 3,13-17)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외에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예수님은 당신을 가리켜서 "하늘에서 내려온 이","하늘로 올라간 이"라고 말씀하심으로서 당신의 특성을 말씀하셨다. 예수님 말고 누가 하늘에서 내려오고 또 하늘로 올라갈 수 있는가? 아무도 없다. 아니 그렇게 하고 싶어도 아무도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것이 인간과 사람의 아들과의 차이점이다. 따라서 예수님만이 하늘과 땅을 넘나드시는 유일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예수님을 통해서만이 하늘에 관한 것을 알 수 있다. 예수님이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하늘에 관한 것을 알려 줄 수 없고 땅에서 일어난 것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보고 드릴 수 없다.


그럼, 예수님은 왜 하늘에서 내려 오셨는가? 구원해야할 인간이 이 세상에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사랑하는 新婦가 이 세상에 떨어져 나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늘 나라에 갈 수 없기 때문이 우리를 하늘로 데려가기 위해 그분이 오셨다. 즉 물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는 인간을 건져내기 위해 당신이 이 땅에 내려 오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을 구세주라고 한다. 즉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분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그분을 통해서만이 하늘에 올라 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그분을 믿는 것이다.

우리는 하늘나라에 가고 싶어도 어떻게 해서 갈 수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하늘 나라에 가려고 여기 저기 방황하고 있는 것을 보시고 그분이 직접 하늘에서 내려 오셔서 그 방법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 오신 것이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숨겨진 세계, 신비의 세계,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하늘 나라에 갈 수 있는 지 그 방법을 가르쳐 주신 것을 계시(啓示)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볼 수 없는 하늘 나라는, 우리 홀로 넘나들 수 없는 하늘 나라는, 우리의 이성만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하늘 나라는 계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계시란 무엇인가? 계시란 revelatio라고 하는데 이 말은 "드러냄, 노출, 폭로, 누설, 공개"라는 뜻이다. 무엇을 드러내고 폭로하고 노출시키는가?

어쩌면 우리는 하늘 나라란 어떤 나라인가? 하고 하늘 나라의 환경과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생각할런지도 모른다. 마치 우주선을 타고 달나라에 갔다 온 사람이 달나라는 어떻고 어떻더라 하듯이 하늘 나라의 풍경, 하늘나라의 생활 등 외적인 것을 생각하런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은 그런 것을 드러내거나 노출시키려고 오신 분이 아니다. 사람의 아들인 예수님의 관심은 오직 사람이다. 따라서 그분이 노출시키고 폭로하고 알려 주고자 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신비를 알려 주고자 한다. 즉 내가 어디서 왔고, 어떻게 해서 오늘 이런 모습으로 고생하고 병들고 죽게 되었는지, 또 앞으로 나는 어디로 가야 하고, 그 곳을 가기 위해서 어떤 길을 걸어가면서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폭로하신 것이다. 따라서 나의 과거를 알고 싶으면 또 지금 내가 어떤 상태에 있고, 앞으로 내가 가꾸어야할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알고 싶으면 나의 역사에 대해서 폭로해 주신 계시를 통해서 알아야 한다.

 

이렇게 나에 대해 자세히 폭로한 나의 신상명세서를 어디에서 찾아 볼 수 있는가? 그 계시가 바로 복음에 기록되어 있다. 복음은 모두 다 하나의 계시이다.

복음 속에는 지나온 나의 과거가 기록되어 있고, 현재의 나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건강진단서가 기록되어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하늘 나라에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처방전이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가 복음을 모르면 나에 대해서 알 수 없고 하느님의 계획도 알 수 없다. 그래서 복음은 나에 대한 역사가 가장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진리이고, 하늘 나라에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놓은 길이고, 그 진리의 길을 걸을 때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생명의 책이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바로 예수님은 누구보다도 나를 가장 잘 아시는 분으로서 나를 이 어둠의 세계에서 빛의 세계로 인도해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믿는 것이요, 그분만이 나를 구원해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믿는 것이요, 그분만이 나의 미래 현재 미래의  역사를 알고 있고 그것을 나에게 가르쳐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믿는 것이다.

 

또한 이 모든 계시가 바로 복음에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요, 그 복음대로 생활하면 영원한 생명의 나라인 하늘 나라에 올라 갈 수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한마디로 "하늘에서 내려온 이", "하늘로 올라간 이"를 통해서 나도 하늘로 올라 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따라서 내 인생경로는 하늘에서 내려 왔다가 다시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다. 이것이 나의 인생이요, 이를 위해서 사는 것이 나의 신앙생활이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은 나의 "길이시고 진리이시고 생명이신 분"(요한 14, 6)이시고, 나의 인생 길을 가르쳐 주시는 유일하신 스승이시며, 나를 하늘로 인도해주시는 목자이시다.

 

우리가 하늘 나라에서 내려온 분께서 하늘로 올라간 그분의 길을 따라 가노라면 그분이 나를 하늘로 데려가기 위해서 어떤 희생 댓가를 치루셔야 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분은 결코 하늘 나라에서 우주선을 타고 이 세상에 내려 왔다가 이 세상의 모든 관광을 멋지게 마친 후 다시 우주선을 타고 하늘 나라로 올라간 분이 아니시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분이 나를 하늘 나라로 데려가기 위해 치룬 댓가가 바로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 비로서 우리는 그분 앞에 무릎 꿇어 경배드리고 그분을 믿는 우리의 자세가 바뀌게 될 것이다. 우리는 그분을 믿는다고 하면서 너무나 그분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 왜 모르는가? 그분이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어떤 희생 댓가를 치루었는 지를 기록해놓은 복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마르7,6-7)고 한탄하셨던 것이다.


어디 그뿐이신가? 사마리아 여인과 대화 하시면서도 "너희는 알지도 못하는 분께 예배를 드리지만 우리는 우리가 아는 분께 예배를 드린다. 구원은 유다인들에게서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실한 예배자들이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께 예배를 드릴 때가 온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사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예배를 드리는 이들을 찾으신다. 하느님은 영이시다. 그러므로 그분께 예배를 드리는 이는 영과 진리 안에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요한4, 22-24)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예수님의 관심은 오로지 우리 인간에게만 두고 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으면서 알아야할 진리란 바로 이런 것을 아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하느님의 사랑에 무엇을 보답해야하는지를 깨닫는 것이다.

 

하느님을 믿으면서 나를 지극히 사랑하시기 때문에 당신 생명까지 바치신 하느님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고 매일 무엇을 달라고 만 하는 신앙생활은 이젠 그만 두어야 한다. 정말 예수님이 계시하신 진리를 알아들었다면 말이다.

                                                   -유광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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