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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 묵상] " 새벽길을 걸으며 "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15 조회수726 추천수2 반대(0) 신고
    ◑ 새벽길을 걸으며 아직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이른 아침에 공원 산책을 나섰다. 새벽 안개에 휩싸여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올 것만 같은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지만 새벽공기를 가르며 걷는 길 모퉁이마다 묵상소재들이 널려 있었다. 아직 잠에서 덜 깨어난 물새들이 날개를 푸드득거리며 이슬에 젖은 털을 비비고 있다. 얼마 전 지나간 태풍의 잔해가 아직까지 흔적을 남기고 있다. 해걸이를 하는지 올해는 과일나무에 휭하니 하늘이 보인다. 그나마 달려있는 열매들은 벌써부터 다람쥐들의 먹이로 수난을 당하고 있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푸르름을 자랑하던 나뭇잎들도 이제 서서히 자신을 불태울 준비를 하나보다. 길가에 늘어져있던 잔풀들도 어느새 누렇게 말라가고 있는걸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온 거 같다. 밤새 잠을 자던 호수 위에 몇 마리의 오리가 아침물살을 가르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갑자기 물 위에 비친 하늘이 갈라져 요동을 친다.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저마다 애견를 몰고 이리저리 잔디밭을 휩쓴다. 무슨 보물찾기라도 하는듯... 갑자기 <샘터>지에서 읽은 한토막의 이야기가 오늘의 묵상주제로 떠오른다. 바닷가에 닻을 내린 배들이 엄청난 풍랑이 휘몰아치는 태풍을 어떻게 이겨내는지에 대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배들은 손깍지를 끼고 있듯이 서로 밧줄로 잘 엮어져 어떤 태풍이 오더라도 능히 이겨낼 수 있다 한다. 또한 매서운 겨울바람을 가르며 혹독한 추위를 견뎌내는 펭귄들도 어려움을 이겨내는 비법이 있었다. 수많은 펭귄들이 서로 바싹 몸을 기대고 서서 바람과 추위를 견딘다고 한다. 더구나 발 위에는 알 하나씩을 품고 있다 하니 얼마나 대단한 인내심인가??? 참 감동스런 장면들로 떠오른다. 나를 본다. 마음이 흐린 날에도, 비바람이 휘몰아져 내면이 흐트러져 허우적거릴 때도 나만이 고유하게 갖고 있는, 내 삶의 꺼지지 않는 등불이 있다.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섭리를 벗어날 수는 없다. 주님이 나에게 안배하시는 그 섭리 안에 나를 맡길 수만 있다면 이름 모를 한 포기의 풀이 아름다워보이듯이 나를 통해 드러내시는 하느님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보일 것이다. 얼마나 감동스런 모습이겠는가? 좀더 조심스럽게 좀더 찬찬히 좀더 조용히 주님을 내 안에 초대하련다. 주님!!!


                                     

     

     

                                                                    With my wild go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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