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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왜 나쁜 사람을 만들었어요?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16 조회수599 추천수7 반대(0) 신고
 

                        왜 나쁜 사람을 만들었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하느님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주어야 하지?' 하고 고민을 한 적이 있다.  기존 방식인 성경에 나오는 인물이나 사건 중심 이야기는 먼 옛날 동화 같기도 하고 진부한 신화 같기도 하고…. 사실은 내가 먼저 고리타분하게 느꼈다.


      '옳지, 좋은 방법이 있다. 현재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들이 하느님의 현존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겠지.'


      아직 아침 햇살이 야외놀이터에 들어오기 전, 울타리를 타고 멋지게 향연을 벌이는 나팔꽃을 활용하기로 했다. 꽃과 줄기, 이파리 등을 뜯어서 아이들 앞에 나란히 진열해 놓았다.


      우선 아이들(어린이집에서 가장 높은 나이인 다섯살)과 함께 나팔꽃에 관해 열심히 관찰했다. 즉 꽃과 줄기, 잎의 생김새 등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태 공부를 한 것이다.


      그리고는 이렇게 예쁘게 생긴 나팔꽃은 하느님께서 만드셨고, 내 얼굴, 친구들 얼굴을 바라보게 하면서 우리 모두 하느님이 만드셨다고 아주 단순하게 설명해 주었다. 마지막 마무리를 하면서 아이들의 이해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


      "이 나팔꽃은 누가 만들었지요?"


      다 아는 것을 묻는다는 표정으로 요한이가 벌떡 일어나 웃으면서 "하느님이요!" 하고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킨다. 한 술 더 떠서 "에이, 수녀님이 하느님이잖아요" 한다.


      '주님, 이 아이의 천진무구한 우상화(?) 앞에서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나요? 많은 군중이 당신을 임금으로 삼으려 할 때처럼 저도 조용히 산으로 물러갈까요?'


      '요한'이 이름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요한이 아빠가 어릴 때 수녀님이 있는 유치원에 다닌 후 그 때 그 기억이 좋아서 천주교에 입교하지도 않았으면서 자신의 아들 이름을 '요한'으로 지은 것이다. 요한이는 그 후에 하느님을 올바로 이해했는지 제 나이답지 않게 수준 높은 질문을 자주 하곤 했다.


      어느 날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수녀님, 하느님은 왜 나쁜 사람을 만들었어요?"


      "요한아, 하느님은 좋은 사람을 만들었어…. 그런데, 사람들이 나쁘게 된 거야…."


      우리 어른들도 스스로 묻고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왜 사람들이 나쁘게 되었을까?' (R)

    http://my.catholic.or.kr/vegabond

     

                                

                  - 김인숙 수녀(세례자 성 요한 수녀회, 세례자 요한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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