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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묵상] 참기름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19 조회수733 추천수7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이유야 무엇이던간에 오랜만에 장을 보러 가게 되니 이것 저것 사고 싶은 것이 많았다.

 

물건들을 구입해 봐야 집에 오자마자 힘들 것이 뻔하지만 이제는 편히 좀 살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한채 김치거리와 시금치, 콩나물 등등을 사게 되니 엊저녘 잠을 못잔 탓에 다 손가는 것들이라 짐 풀어 놓은 부엌 바닥을 바라보며 한심스런 생각마저 들기도 하였다.

 

눈이 많이 피곤하고 정신이 몽롱해졌지만 무언가를 하진 않고는 배기지 못할 정도로 잠이 오질 않아 일을 벌이면서 식구들이 맛나게 먹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부산히 움직여 보았다.

 

김치거리를 소금에 절이고 나물들을 다듬어 뜨거운 물에 데쳐 내면서 나의 오만함을 생각해 본다. 

 

소금에 절인 김치거리도 풀이 죽어있고 뜨거운 물에 데쳐낸 나물들도 풀이 죽어 주었기에 우리네 입을 즐겁게 해 주는 터에 난 언제나 오만하고 교만한 자세로 살아가는 듯 했다.

 

미국에서는 상품화 된 깡통에 든 참기름을 사용하게 된다.
참깨의 겉 껍질을 벗기고 짜낸 기름이라 비교적 찌끄러기는 없는 편이지만 재래식 시장에 있는 기름집에서 사오는 기름보다는 고소함이 덜 한 것 같으다.

그래도 늘 고마워한다. 한국에서의 먹던 참기름을 미국에서도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나물을 조물 조물 무치며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어 손가락으로 나물을 집어 한 입 먹어본다.

그런데로 참 맛이있었다... 저녁 식탁에서의 자리가 즐거울 것을 생각하니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나를 감싸고 있는 모든 허울을 벗어내어 찌끄러기를 덜어낼 수 있다면 나도 과연 고소함을 풍기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부엌일 하던 손을 놓고 잠시 기도방으로 달려갔다.

 

왜? 나는 나를 감추려고 쓸데없는 용트림을 하는지 모른다.

내면의 자유로움을 찾기 이전에 더욱 더 감추려고만 싶어 마음의 벽을 높이 쌓기만 했다.

 

벽을 쌓는 것만으로 모자라 더욱 튼튼하라고 벽돌사이를 튼튼하게 메직을 해 주곤 하니 언제나  벽돌 무게에 짓눌려  내면의 아픔을 견뎌내지 못 했나보다.

 

성모님 앞에 다소곳이 머리숙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봉헌해 드리며 다짐을 해 본다.

비록 훌륭한 사람은 못 되더라도 나의 소박함을 있는 그대로 간직하면서 커다란 해머로 마음의 쌓아 둔 벽돌을 한장 한장 깨뜨릴 수가 있었다.

 

억세게 단단하기만 벽돌을 깨뜨리기엔 힘에 겨웠지만 한장 한장 무너져, 감소되는 벽돌무게 때문에 홀가분해짐을 느끼게 된다.

 

감사를 드린다.

이 땅에 태어나 주님을 알고 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충분히 감사를 드릴 수 있다.

 

고소함이 덜 풍기더라도 난 이렇게 껍질을 벗겨 만든 참기름이 되어야겠다.

은은함이 나에게 맴돌아 주기를 간절히 바라보며 마음의 자유를 찾아 여정의 길을 걸어본다.

 

이러기에 오늘도 주님 앞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을 사랑합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사랑메세지 보내드립니다.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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