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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복음묵상]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김경희 수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19 조회수837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6년 9월 19일 연중 제24주간 화요일

 

 주께서는 그 과부를 보시고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울지 마라.”하고 위로하시며

앞으로 다가서서 상여에 손을 대시자

메고 가던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었다.

예수께서 “젊은이여, 일어나라.”하고 명령하셨다. (루가 7,13-14)

 

 When the Lord saw her,
he was moved with pity for her and said to her,
“Do not weep.”
He stepped forward and touched the coffin;
at this the bearers halted,
and he said, “Young man, I tell you, arise!”

 

 

 

 예수님께서는 측은한 마음이 들어 과부의 죽은 아들을 살려 주십니다

 

☆☆☆

 

 우리 몸에는 여러 지체가 있습니다. 팔도 다리도 우리 몸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런데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하나의 몸이라는 것을 깨닫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서로가 다른 역할을 지녔지만 한 몸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경우에는 다리가 아프든, 팔이 아프든 한 몸으로서 아픔을 함께 겪습니다만, 교회의 한 구성원의 아픔은 내 아픔으로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측은한 마음을 지니신 예수님께서만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외아들이 죽은 과부의 슬픔을 당신의 것으로 느끼셨기 때문에 기꺼이 살려 주셨습니다. 우리는 언제쯤 우리가 한 몸이며 한 가족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까요? 언제쯤 이웃에 대한 측은한 마음이 우리 마음속 깊이 깃들까요?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주님께서 나인이라는 동네 과부의 아들이 죽은 것을 보시고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그 과부의 아들을 살려주십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제 아버지의 죽음을 생각합니다.


   아버지는 70평생 냉담하다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셨습니다. 어느 날 아침을 먹고 있는데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가 임종하시려고 하니 빨리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집에 달려가 보니 말씀도 못하시고 겨우 숨만 쉬고 계셨습니다. 지난밤 병자성사를 받으셨는데 노자성체도 넘어가지 않아 신부님이 영하고 가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신부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아 신부님께서 마지막 강복을 해주고 가셨다는 겁니다.


   이렇게 아버지가 임종을 맞으면 하느님 나라에 가지 못할 것 같아 열심 한 자매님 몇 분께 아버지의 선종기도를 부탁하고, 아는 신부님·수녀님께도 기도를 부탁드렸습니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계신 아버지를 위해 어떤 기도가 가장 힘이 있을까 생각하다 우도가 생각났습니다.


   예수께서 돌아가실 때 우도는 예수님의 자비를 입어 천국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우도 성인님, 당신처럼 우리 아버지도 예수님의 자비를 입을 수 있도록 전구하여 주십시오. 예수님, 우리 아버지에게 우도의 축복을 내려주십시오” 하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는 동안 아버지는 한마디도 못하셨지만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흘렀습니다. 회개의 눈물 같았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기도하고 가시면서 “이 노인네 오늘 돌아가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마침 그날이 금요일이라 장례미사도 못할 것 같았습니다. 평생 냉담하셔서 미사 은혜를 받지 못했는데 장례미사까지 못하게 되면 안 될 것 같아 아버지의 귀에 대고 “아버지, 하루만 참으세요. 월요일 장례미사는 꼭 하셔야 합니다” 하고 큰소리로 말씀드리고 나서 기도를 계속했습니다. 밤 10시가 되었습니다. 2시간만 기도로 아버지를 붙잡고 있으면 장례미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모두 안방에 모여 묵주기도를 바쳤습니다.


   묵주기도를 하는 동안 성모님께서 오셔서 아버지의 70평생 묻은 때를 다 닦아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월요일 장례미사를 하는 동안 이 세상 삶을 마치고 가는 저희 아버지께 하느님께서 크신 자비로 이 세상 모든 근심 걱정에서 해방시켜 주시고, 하느님 나라로 초대해 주시는 기쁨에 저는 장례미사 내내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김경희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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