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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능한 사제의 기도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19 조회수978 추천수6 반대(0) 신고

                                              

 

 

 

                      무능한 사제의 기도

                                (루카 7,13-14)


주님께서는 그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울지 마라.” 하고 이르시고는,  앞으로 나아가 관에 손을 대시자 메고 가던 이들이 멈추어 섰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신부님, 우리아이 제발 살려 주십시오!” 그분은 제 앞에서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부모의 가슴에 피멍을 남긴 사연이었습니다. 감전 사고로 의식불명인 채 누워 있는 아이. 소생을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이 이어 졌습니다.


   부모의 눈물에 교우들의 마음이 보태어지고, 그를 향한 사제의 밤도 깊어만 갔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끝내 생명의 희망 줄을 힘없이 놓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공동체는 울음바다가 되었고, 제 마음에도 눈물이 흘러야 했습니다.


   아이는 그렇게 우리의 가슴에 한도 끝도 없을 고통만 남겨 놓은 채 떠나갔습니다. 세월이 약이라지만, 부모에게는 세월의 약발도 먹히지 않습니다. 만날 때면 울고, 생각만 해도 웁니다. 아버지는 술에 절어 살고, 어머니는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죽은 이를 살려 놓으시는 당신의 신통한 능력이 제게는 없습니다. 가진 재주라고는 고작 제 손으로 아이의 마지막을 보내 주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차마 무능한 사제입니다. 저의 무능을 속죄로 삼아 기도로 갚아 나가겠습니다. 비록 이승에서는 살려드리지 못했지만, 저승에서만은 꼭 살려 놓을 수 있게 열심히 기도로 후원하겠습니다.


   - "주님을 찾는 행복한 술래" 中에서 ( 김강정 시몬 신부 / 부산교구 덕신성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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