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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육화되신 예수님, 부활하신 예수님
작성자장병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22 조회수733 추천수1 반대(0) 신고

거룩한 연옥 영혼들과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과 하느님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다른 신들을 믿는 사람들과 쉬는 교우들을 위해서 라는 지향을 미사에 참례때 혹은 기도하면서 붙이면 매우 큰 선행과 보속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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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화되신 예수님, 부활하신 예수님


나는 일찍이, 육화되신 예수요 부활하신 예수라고 말해야 할 형제를 만난 일이 있습니다.
6 25 한국동란 때 나는 아버지와 오라비들을 북한에 납북당하였습니다. 예년에 없이 눈이 퍼붓던 그 해 겨울을 어머니와 나와 다섯 여동생들은 의지할 수 있는 단 한 명 남자도 없이 견뎠습니다. 그 때 한 살부터 열네 살까지의 여섯 명 딸과, 지치고 병든 나의 어머니 앞에 하느님의 자비를 보여준 분, 육화되신 예수요 부활하신 예수님이신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압록강 전선으로 출전하는 서울 혜화동 대신학교 신학생이라는 청년이 십자가와 신약성경을 나에게 주고 갔습니다. 북한 전선에서 잠잘 때 덮어야 할 털 담요와 털 오버가 들어 있는 배낭과, 북한의 산속에 고립되었을 때 굶어죽지 말고 아껴먹어야 할 유엔군 캔 음식이 들어 있는 배낭을 주고 가면서, "내 생명을 주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민군 총에 맞아 죽은 것이 아니라 북녘 하늘 아래에서 내 대신 얼어 죽고 내 대신 굶어죽어, 대동강 변 언 땅 위에 한줌 흙이 되었습니다.

"내가 돌아오지 못하면 반드시 성당에 찾아가 도움을 청하라"고 다짐하고 갔던 그분으로 말미암아 나는 내 발로 성당을 찾아가 가톨릭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 후 나는 주님의 도우심으로 교수가 되었고, 대학의 어느 강좌에서든 혹은 교회의 피정 강론이나 시민 교양 강좌 등에서 "지금 나는 혼자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내 대신 얼어 죽고 내 대신 굶어죽은 신학생과 함께 강의하는 것"이라는 말을 서두로 강의해 왔습니다. 그는 결코 죽은 것이 아닙니다. 분명 살아 있습니다. 내 강의를 통하여 내 글들을 통해서 그는 장수합니다. 그는 1,4 후퇴 그 무서운 죽음의 행진 속에서 우리 일곱 가족을 지켜준 수호천사였고, 살아서 돌아오면 아버지와 오빠 역을 감당할 터이니 좌절하지 말고 살아남으라 한 축원대로, 그 후 56년이 지난 오늘까지 내 육친의 아버지나 오라비 역할을 감당해 왔습니다.

1,4후퇴 때 우리 일곱 가족은 경기도 끄트머리 어디쯤의 산정에 올라 더 걸어 내려가지 못하고 산마루에서 밤을 새워야 했습니다. 눈이 우릴 덮었고 천지에 흰 눈이 내 키만큼 쌓였으며 우리는 한 발짝도 더 옮기지 못하고 눈 속에서 얼어붙어 깊은 수면에 빠져들었습니다. 우리 가족에게 죽음이 찾아왔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날 아침, 겨울 해가 중천에 뜨기까지 죽음과도 같은 깊은 수면에 빠졌던 나는 아침 햇빛에 눈을 뜨고,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십자가를 손에 잡고 소나무에 기대 앉아 밤새워 기도하신 어머니를 발견했습니다. 죽지 않았던 것입니다. 새 생명을 받았던 것입니다.
나의 어머니, 평생 절에 다니시던 내 어머니는, 눈 속에 덮여 죽어가는 여섯 명의 딸들을 앞에 놓고 생명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진 산마루 눈밭 속에서, 신학생이라는 청년이 주고 간 십자가를 손에 쥐고 믿음으로 밤새워 기도하셨던 것입니다. 불가 가정의 큰 보살님이시던 어머니께서 가톨릭의 신학생이라는 청년이 주고 간 십자가에 의지하여, 밤새 기도하신 것입니다.

미국의 빈센트 윌쉬 신부님이 쓰신 책 속에 "기적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글이 있는데 거기서 신부님은 기적의 정의를 이렇게 말합니다. "현실성이 없는 신비스럽고 비과학적인 일로서, 그것을 체험한 사람이 먼 훗날 사람들 앞에서 복음을 전할 때, 그 체험을 청중 앞에 밝힘으로써 듣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존재와 사랑을 인식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기 위하여, 오래 전에 한 인간에게 하느님이 미리 체험시켜 주시는 이상한 일이 기적이다"라고. 그렇다면 눈덮힌 산정에서 얼어 죽어 가던 우리 일곱 가족을 동상의 상처도 없이 살아남게 하신 하느님의 은총은, 내가 세상에서 체험한 틀림없는 기적이었습니다.

신학생이 주고 간 십자가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우리 가족을 살리신 기적의 사건, 육화되신 예수님,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던, 어린 시절의 가슴저리는 이야기입니다.

( 이인복 마리아, 나자렛 성가원 원장, 숙명여대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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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 형제 자매님은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 있는 가스발 형제님을  위해 미사와 기도때 기억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 http://예수.kr   ,  http://마리아.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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