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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어디에서 위로를 받는가? [레이첼 나오미 레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22 조회수826 추천수13 반대(0) 신고

 

 

 

 

 

 메리의 아들은 일주일의 봄방학을 맞아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의 활력은 전혀 없었고 아주 지친 모습이었다.

메리는 걱정이 되어 아들을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의사는 매우 희귀한 암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거의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메리는 의사의 진단을 들은 후 곧장 집으로 왔다.

아들은 이미 학교로 돌아가고 없었다.

그녀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이방 저방 다니면서 허공에 주먹질을 해대며 계속 소리를 질렀다.

마치 짐승의 표효 같았다.

 

항상 이웃을 생각하는 남편은 그녀의 뒤를 쫓아다니며

소리 지르는 것을 말리려고 애를 쓰며 열어 젖힌 창문을 닫으려 했다.

 

놀란 남편은 부부가 함께 가는 심리 상담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심리 상담가는 즉시 전화를 걸어주겠다고 했다.

전화가 왔을 때 남편은

침실에서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메리를 불렀다.

 

"메리, 메리. 심리 상담가에게서 전화가 왔어."

 

그말을 듣자 메리는 남편을 윽박지르며 소리쳤다.

 

"상담가라구요?  심리 상담가에게서 전화가 왔다구요?

 헤리, 당신이나 상담가와 얘기하세요!

 나는 하느님과 얘기 하겠어요!"

 

그 후 14개월에 걸쳐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그녀는 놀라운 열정과

의지와 활력을 보이며 동분서주했다.

그녀는 4명의 딸들과 함께 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느 누구에게든지

데리고 갔다.

 

용하다는 의사는 다 찾아 다니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했지만...

 

아들은 결국 메리의 품안에서 임종을 맞았다.

불과 스무 살의 청년이었다.

 

메리는 엄마로서 모든 사랑을 다 쏟아 부었지만

아들을 살릴 수는 없었다.

 

그녀는 자기의 삶도 아들과 함께 끝난 것으로 느껴졌다.

몇 달 동안 그녀는 마치 석고와 같았다.

어느 누구도 그녀를 위로해 줄 수 없었다.

 

아들이 죽은지 2년이 지난 후,

어느날 그녀는 남동생과 함께 성당에 가게 되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그녀는 어떤 기도도 할 수가 없어서

성당안을 왔다 갔다 하다가 성모상 앞에 섰다.

 

지난 2년동안

그녀의 마음 안에 얼어붙어 있던 고통이 밀려왔다.

그녀는 소리를 질렀다.

 

"성모 마리아님, 당신은 어떻게 그것을 감당하실 수가 있었습니까?

 

그녀는 점점 더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아들을 내맡길 수 있었습니까?

 아들이 죽은 후에 도대체 어떻게 살 수가 있었습니까?

 어디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었습니까?"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자기는 착한 사람이었고...

좋은 엄마였으며...

늘... 잘하려고 했다고 성모께 말했다.

 

그녀는 최선을 다했으며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성모께 마구 대들었다.

 

"왜? 도대체 왜 그렇습니까?

 왜 어떤 사람은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누리고

 왜 어떤 사람은 고통을 받고 일찍 죽어야 합니까?"

 

그녀는 절대 아들을 잃은 고통을 극복하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눈물로 범벅이 되어 계속 성모께 말했다.

 

자기의 아들이 얼마나 어린지를,

그리고 그가 아직 밥을 제대로 할 줄도,

빨래를 할 줄도 모르는 철부지라고 이야기했다.

 

"성모님, 그애에게는 아직 엄마가 필요합니다.

 저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이제는 당신의 손에 맡기겠어요..."

 

그녀는 마지막으로 그렇게 말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다음날,

출근하기 위하여 운전을 하면서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오래 전에 알았던 성가를 허밍으로 부르고 있었다.

 

그 노래는 마음을 위로해 주는 내용의 성가였다.

그녀는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는 여유를 지니게 된 것이다.

 

 

 

나는 그 이야기가 얼마나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지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녀의 아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상실의 고통에 대해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메리는 나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

 

"레이첼 선생님,  신비이지요?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로 신비예요."

 

                   

 

 

               - 레이첼 나오미 레멘의 [할아버지의 기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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