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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22 조회수848 추천수10 반대(0) 신고

<교회에서 여성의 역할>

 

“예수님께서는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도 그분과 함께 다녔다.”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루가 8,1-3)


  복음서에서 여자들의 행적을 기록한 부분은 사실 얼마 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몇몇 여자들의 병을 고쳐주셨다는 내용과 예수님께서 겪으신 수난과 십자가 아래에 지켜 서있는 모습을 언급합니다. 빈 무덤을 처음 발견한 일과 여자들에게 먼저 부활하신 모습을 보여 주시는 예수님을 언급할 때 나옵니다.

  그러나 루가복음서 저자는 특별히 오늘 복음을 통하여 예수님의 선포 여행에서도 여성들의 협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모든 인간이 의식주를 필요로 한다는 조건을 고려할 때 이 대목은 타당성이 매우 높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님과 그 일행에게 잠자리와 식사 대접을 하기 위해 애썼을 겁니다. 여인들은 따로 12 제자로 불리지는 않았지만 예수님의 공생활 중에 긴밀한 관계를 지속했을 것입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일하는 모습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합니다. 그녀들은 자신이 그 일을 하는 자체를 기뻐했을 것입니다. 자기들이 받은 사랑에 열심히 보답하는 길은 시중드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특히 일곱 악령(daimonion) 들렸다가 치유를 받은 막달라 마리아는 더 열심히 시중들었습니다(diakoneo).


  교회는 여러 직분을 맡은 사람들이 필요했습니다. 바오로 서간에서는 여성들도 봉사직을 수행한 기록이 있습니다. 특히 로마서 16장에서 사도 바오로는 11명의 여성 이름을 언급합니다. 그중에 페베는 교회에서 봉사직을 수행 했고, 브리스카는 유랑 선교사 역할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가정 교회를 이끄는 직분을 맡은 여성도 있었습니다.

  바오로의 영향을 받은 루가 저자는 공동체 안에서 여성의 역할을 중요시 했습니다. 그랬기에 가부장적 사회에서 들어 내놓고 말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과감히 적은 것입니다. 그가 사용한 그리스어 동사 diakoneo는 봉사직을 뜻하는 diakonos의 어원이 됩니다. 정확하게 어떤 일을 수행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루가 8,3과 마르코 복음 15,41의 의미로 볼 때 식탁에서의 봉사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유대인들 관습에 여인들이 식탁 봉사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상당히 파격적인 내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찬의 전례에서도 어떤 일인지 모르지만 역할을 수행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장면인 예수님께서 열병이 내린 시몬의 장모가 시중들게 허용하였다는 사실은 이런 면에서 볼 때 아주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교부들은 교회를 표현할 때 여성적 이미지로 나타내었습니다.  신부, 하와, 어머니, 자모이신 교회, 등등. 성모님을 교회의 모델로 삼은 것도 이는 여성의 본질에 대한 이해에서 나온 것입니다. 자기에게 맡겨진 생명을 보호하고 지켜주며 감싸 안는 모습에서 나온 것입니다.


  교부 치쁘리아노는 “교회를 어머니로 모시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실 수 없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교회의 직무가 어머니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머니와 같은 자애와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역사상 교회는 이런 모습을 보이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인간들에게 군림하는 모습을 강하게 비춰왔고, 죄인들은 그 안에서 위로를 얻기 보다는 지옥에 대한 공포를 느껴야 했습니다. 엄한 심판자로서 아버지의 역할을 강조 해 왔습니다.

  이제는 교회도 여성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럼으로 남성적인 요소와 여성적인 요소를 아우르는 전체성을 회복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의 역할이 더 증대되어야 하며 여성 스스로도 더 많은 참여를 해야 할 것입니다. 남성 위주로 되어 있는 사목회에도 여성의 참여를 더 늘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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