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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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절두산 순교성지를 찾아서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24 조회수704 추천수6 반대(0) 신고

 

<절두산 순교성지를 찾아서>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가운데에 세우신 다음, 그를 껴안으시며 그들에게 이르셨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르 9,30-37)


  거의 일 년 만에 절두산 성지에서 주일미사 참례하였습니다. 성당을 리모델링해서인지 내부가 아주 깔끔하게 단장되었습니다. 사무실과 성물 판매소도 새로 지은 피정 교육관 건물로 옮겨 앉았습니다. 순교성월을 맞아 순례객들이 많아 성당 안 좌석이 모자랐습니다. 간신히 통로에 자리 잡고 앉았는데 제대 단상으로 올라오라는 말에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제대 뒤에 앉아서 미사를 보았습니다. 바티칸 공의회 이전처럼 신부님 뒷모습을 바라보며 기도하니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제대와 감실 옆인지라 특별히 더 거룩한 마음이 들고 성령이 감싸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미사가 시작되고 초등부 학생 순례단이 늦게 입장하자 주임신부님께서 오늘 복음에 예수님께서 어린아이를 가운데 세우셨다는 내용이 있다며 특별히 양 제대 옆으로 불러 올리셨습니다.

  “여러분 중에 신부님이나 수녀님 되고 싶은 사람 있으면 손들어 봐요.”하시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으니 아쉬운 듯 섭섭해 하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미사 중에도 자주 어린아이들을 쓰다듬으면서 미소로 축복하셨습니다.


  변우찬 사도 요한 주임신부님께서 진행하시는 거룩하고 경건한 미사 진행에 푹 빠져 미사를 보았습니다. 모든 미사전례 말씀 한마디에 의미를 찾으시듯 느릿하면서 간절히 기도하시는 자세를 보이셨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시계를 보니 평소보다 30분 이상 긴 미사시간이어서 놀랐습니다. 그래도 벌써 이렇게 됐나하고 빨리 지나가는 시간이 아쉬웠습니다. 아마도 제대 옆에서 참례한 효과가 아주 컸나봅니다. 신부님의 동작 하나하나와 속삭이듯 염하시는 기도문이 생생하게 다가 왔습니다. 오랜만에 미사다운 거룩한 미사였습니다.


  신부님께서는 강론도 찬찬히 음미하시듯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소중한 보물을 보여주시는 것처럼 말씀 보자기를 한 꺼풀씩 풀어 보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수난과 죽음을 말씀하셨는데도 제자들은 자기들끼리 누가 더 높은 자리를 차지 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합니다. 그런 철없는 짓을 나무라시지 않으시고 좋은 가르침의 시간으로 삼으신 스승 예수님의 교육방법이 뛰어납니다. 가장 알맞은 시기에 이해 가능한 방법으로 가르침을 주십니다. 이 어린 아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도 어린아이처럼 되라는 말씀이십니다. 그것은 어리석은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인간적 가식을 벗어버리는 것이니 그 짐이 더 가볍습니다. 한 번 솔직히 따져 봅시다. 우리는 어른 노릇하는 게 쉽던가요? 얼마나 따져야 되고 걸리는 것이 많던가요? 그럴 때마다 조금씩 우리는 더 두꺼운 가면을 쓰게 되는 것입니다. 그 모든 것을 벗어 던져보세요. 어린아이처럼 아빠께 맡겨 봅시다.

 또 하나 무엇이던지 한꺼번에 이루려하지 마세요. 좋은 말씀 들었을 순간만 감격해서 따라 해보다가 그만 두지 말고 조금씩 쉬지 말고 하는 것이 더 가치 있습니다. 기도도, 자선도, 묵상도, 선행도, 성서 공부도 매일 같이 조금씩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사 후 주보를 읽다가  “조상을 위한 미사지향은 앞으로 받지 않겠습니다.”라는 공지 사항이 눈에 뜨였습니다. 주된 내용을 요약해서 적습니다.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에서 “올바른 성모신심”을 발표하였다. 최근에 잘못되고 불투명한 ‘신심 모임’이 생겨났다. 그중 하나가 ‘家系 치유를 위한 기도 모임’이다.

 일부 신자들이 현재 본인이나 가정이 겪는 어려움이 하느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 조상 탓이라는 그릇된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다. 그리하여 가계치유를 위한 미사를 종용하면서, 조상을 제대 앞에 모이게 해 달라고 기도하거나, 미사 중에 조상의 죄를 대신 고백하게 하고 그 효과가 봉헌 후 수 개월 뒤에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치유를 빙자한 헌금 강요는 물론 건전한 신앙과 영성 생활에 많은 피해를 끼치고 있다.

  이는 교회의 가르침과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조상의 잘못이나 죄에 대한 책임을 후손에게 묻는 분이 아니시다.

  물론 먼저 돌아가신 부모 형제 친척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 또 한가위나 정월, 위령의 날에는 조상을 위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특별한 경우의 날이 아닌 경우에 봉헌되는 불특정 조상을 위한 미사 예물은 미신적인 요소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위와 같은 신심모임이 있다니 참 어처구니 없습니다. 교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이겠지만 안타까운 마음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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