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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삶이 힘들면 언제나 주님께로 (상)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25 조회수941 추천수5 반대(0) 신고

   <천장을 통해서 자연 채광이 되도록 설계한 로스 알라모스의 성당, 이런 창들이 몇 개 있어서 맑은 날은 불을 켜지 않아도 아주 환합니다>

 

 

 

 

삶이 힘들면 언제나 주님께로

나는 어떻게 성체성사를 통해서 새로운 힘을 얻는가

 

 

몇 년 전만해도 내 인생은 완벽한 것처럼 보였다. 내게는 멋진 가족과 근사한 집, 사랑하고 신뢰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나는 보수가 넉넉한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남편 직장에서 콜로라도의 덴버로 자리를 옮기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왔다.

 

그 제안은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우리가 바라던 꿈이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나는 토론토에서 누리던 행복한 삶을 뒤로 하고 캐나다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가고 싶지 않아요." 하는 말을 얼마나 여러번 했는지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내 마음이 변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날 읽은 성경 구절을 묵상하는 중에, 하느님께서 나를 불러 남편 곁에 있으라고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내가 이제껏 겪은 중에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우며 불확실한 시기- 또한 동시에 가장 평화롭고 기쁘며 은총에 넘쳤던 시기가 시작 되었다.

 

 

계속되는 시련

 

토론토를 떠난다는 것은 아들과의 슬픈 이별을 의미했다. 그 지역의 대학에 장학생으로 합격한 상태였다. 우리 가족이 헤어지는 일이 없도록 아들이 그 대학에 다닐 수 있도록 얼마나 간절히 기도 드렸나 생각하면 그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었다.

 

나는 그 아이를 남겨 두고 우리가 떠나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다른 시련이 이어졌다. 우리가 떠나고 나서 한 달 뒤에 토론토에 사시던 시어머니께서 심장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셨다. 우리는 시부모님과 아주 가깝게 지내서 때때로 그분들 대신 장을 보아드리기도 하고 이런저런 심부름을 해드리기도 했었다.

 

그래서 나는 비탄에 잠겨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이사를 가지 않았어도 그분이 돌아가셨을까?"

 

우리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두 딸도 각정해야 했다. 특히 한 아이는 아주 심각해서 자기 짐을 풀려고조차 하지 않았다.

 

 "난 이제 아무 관심 없어." 그 아이는 내게 그렇게 말했다. 그 아이는 전에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우등생이었고 그 해의 체육 우수학생으로 뽑히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의욕을 잃고 침대에만 누워 지냈다. 결국 그 아이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남편과 나는 또다시 자신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여러가지 해결책을 시도했지만 아무것도 효과가 없었다. 마침내 이사 온 지 일 년이 되었을 때 두 딸을 다시 캐나다로 돌려보내기로 마음아픈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그 아이들이 전에 다니던 학교, 친구들, 익숙한 환경으로 되돌아가서 그곳에서 다시 잘 생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반 년이 지났을 때, 마지막 시련이 닥쳐왔다. 남편이 일하던 회사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남편에게 해고 통지를 했던 것이다. 남편은 22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그렇게 허망하게 그만두어야 했다.

 

 

어둠 속의 빛

 

만일 내가 거듭되는 시련에 맞설 힘과 평화와 기쁨을 찾을 수 있는 곳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그 일 년 반의 세월을 어떻게 견디었을지 알 수 없다.

 

내가 다니던 본당의 한 자매가 성체조배회에 들어오라고 권유 했을 때에 이 모든 일은 시작 되었다.

 

 "제가 무엇을 해야 되죠?" 나는 그녀에게 물었었다.

 "그냥 오셔서 주님과 시간을 보내면 대요." 그녀는 말했다.

 

나는 그 정도라면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시간이 무척이나 더디게 흘렀다. 한 시간이 마치 하루 종일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주로 의무감 때문에 계속 다녔다.

 

그런데 한 달이 채 못되어 성체조배실에 가는 일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곳에서 주님을 발견하고 있었다. 그리고 참으로 많은 평화와 위안을 경험하게 되면서 나중에는 매일같이 가기 시작했다.

 

자다가 깨어나 불안에 시달리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날은 한밤중에라도 찾아갔다.

 

한번은 딸아이가 너무나 너무나 걱정된 나머지, 남편과 함께 성체조배실에 가서 주님의 인도를 청하며 그분 앞에서 소리내어 울기도 했다.

 

나를 성체조배실로 이끄신 분은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예수님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눈물로써 나의 나의 모든 고통과 좌절을 그분에게 맡겨 드렸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나를 짓누르는 죄책감에서 나를 해방시키셨다.

 

나는 그곳에서 매일 매일 새로운 날을 살아갈 힘을 얻었고, 그분께서 나와 함께 계시니 나는 아무런 짐도 질 필요가 없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나는 성체조배실에서의 고요함 속에서 주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크고 분명하게 들었다. "네 삶에 고통이 찾아온다면, 그것은 하느님께서 너를 져버리셨기 때문도 아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그분의 가장 귀한 보물인 십자가를 너와 함께 지고 싶어하시기 때문이다."

 

나는 예수님을 따르는 때는 모든 것이 힘든 시기, 즉 실패한 것이 확실 할 때, 슬픔과 외로움에 빠져 있을 때, 우리가 내린 결정이 오해를 받고 순수한 동기가 의심을 살 때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나는 또한 희생이 있는 곳에 사랑이 있고, 사랑이 있는 곳에 주님께서 계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주님의 축복은 십자가가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숨어 있었다. 

 

                            <로리 할릴리 아발로스 / 말씀지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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