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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나라’의 비전 ----- 2006.9.27 수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6-09-27 조회수519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처르프란치스코 성 요셉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6.9.27 수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잠언30,5-9 루카9,1-6

                                                

 

 

 

 

‘하느님의 나라’의 비전

 

 



여러분의 비전은 무엇입니까?
사람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고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사람됨의 꼴을 형성해주는 게 각자 지닌 비전입니다.


요즘 수도원의 아침6:30-7시 사이 가을 일출 모습이 장관입니다.
오늘 아침 황홀하게 떠오르는 아침 둥근 태양을 보며,

우리의 비전을 생각했습니다.


태양 같은 하느님 나라의 비전을 마음 하늘에 품고 살아갈 때

비로소 활력 넘치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예전에 써 놓았던 ‘가을 열매’란 글도 생각났습니다.


“가을 열매들
  태양의 자식들
  사과, 배, 감, 호박,...
  태양을 닮아
  모두 둥글둥글 환하다.”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처럼 우리도 하느님 나라의 비전을 살아갈 때

우리의 전 존재 역시 하느님 태양을 닮아 둥글둥글 환해질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나 이제나 하느님의 나라의 비전은 불변입니다.
가을의 높고 푸른 하늘,

바라볼 때 마다

높고 푸른 하느님 나라의 비전을 상기하며 살아가라는 상징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제자들에게 두 가지 사명을 주시며 파견하십니다.
‘하느님 나라의 선포’와 ‘병자치유’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비전 선포에 이은 병자치유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빛나는 비전이 사람들의 영혼을 환히 밝힐 때,

영혼의 치유에 이어 육신의 치유가 자연스레 뒤따른다는 것입니다.

 

비전이나 희망 상실은 저절로 영육의 질병을 초래하기 마련입니다.
자신이 하느님 나라의 비전을 지니고 살아야 선포할 수 있고,

치유 받아 건강해야 병자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불러 모으시어,

  모든 마귀를 쫓아내고 질병을 고치는 힘과 권한을 주셨다.”


바로 주님은 제자들을 파견하기에 앞서

그들을 하느님 나라의 비전으로 충만케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제자들의 전 존재가 하느님 나라의 비전으로 충만해 있을 때

저절로 흘러나오는 구마 이적과 치유 이적의 힘과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자들, 그대로 존재 자체가 하느님의 도구이자 선물입니다.
자연스레 뒤따라오는 무소유의 삶입니다.


“길을 떠날 때에 아무 것도 가져가지 마라.

  지팡이도 여행보따리도 빵도 돈도 여벌옷도 지니지 마라.”


하느님의 나라 비전이란 최고의 보물을 지녔는데

무슨 소유물이 필요하겠습니까?


온전히 하느님께 의탁하고 무소유의 영성으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버리고 비울수록 투명하게 현존하는 하느님의 나라요,

모으고 채울수록 소리 없이 사라져가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제자들은 떠나가서 이 마을 저 마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주었다"합니다.

 

무소유의 삶에서 저절로 터져 나오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 선포에 자연스레 뒤따르는 병자들의 치유였습니다.


문제는 탐욕이란 영혼의 질병입니다.
인간의 온갖 병과 죄는 결국 끝없는 탐욕으로부터 기인합니다.


하나뿐인 지구조차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오염되고 훼손되어 그 존재도 위협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혹자는 유한한 지구이기에 지속 불가능한,

함께 부요하게 사는 공생공영(共生共榮)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함께 소박하게 사는 공생공빈(共生共貧)이

인류의 살길이라 주장합니다.

 

필요를 충족시키기엔 충분한 지구이지만

탐욕을 충족시키기엔 지구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새삼 자발적인 금욕생활의 필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부정적인 금욕생활이 아닌,

자발적이며 긍정적인 금욕생활을 위해

하느님 나라의 빛나는 비전의 회복이 우선입니다.

 

최고의 보물인 하느님 나라의 비전을 지니고 체험하며 살아갈 때

이탈과 초연의 삶이 가능하기에,

자발적인 금욕생활은 물론

잠언에서의 두 가지 소원들,

즉 허위와 거짓말을 멀리하여 달라는 소원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하지 말라는 소원 역시 저절로 해결될 것입니다.


매일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 나라의 비전을 새로이 선사하시며

우리의 영육의 병을 치유해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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