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어우러짐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1 조회수624 추천수6 반대(0) 신고

 

어우러짐

처음 수녀원에 들어오면
살았던 곳, 성격, 버릇, 취미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재미있는 일이 참 많이 벌어집니다.
그러다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 어우러져
닮은 얼굴이 되기도 하고 같은 생각을 공유하기도 하지요.
그 중에 몇가지 에피소드입니다.

수녀원 식사 시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수녀원 식사는 먼저 영혼의 양식인 성경을 읽고 시작합니다.
부산에서 입회한지 얼마 안 되는 자매가 성경을 낭독하게 되었는데
이 자매의 사투리 때문에 공동체에 웃을 일이 많았습니다.
그날도 약간의 긴장을 하며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낭독이 끝나기도 전에
도저히 웃음을 참지 못할 일이 생겼습니다.

"예수님께서 마귀를 쫓아내셨다"라는 구절에서
"마귀를 쫓까내셨다"라고 읽어버린 것입니다.

눈에 힘까지 주며 읽었던 그 자매는 영문을
알고 나자 얼굴이 발갛게 되었답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안내실 소임 중에 전화연결을 하다가
연결이 잘 되지 않자 방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장수녀님 전화왔습니다. 원장수녀님 민간전화 받으십시오"

민간전화라는 생소한 말에 모두들 의아해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자매는 여군 출신으로 그때 사용하던 용어가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이지요.

이렇게 제각기 살아왔던 모습들을 그대로 지닌 채
수녀원 입회를 했지만 자신의 것을 그대로 고수하지 않고
서로를 위해 하나하나 맞추려는 노력을 하면서 공동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마치 다양한 색깔의 물감이 어우러져서 멋진 그림이 그려지듯이요.

행복지기 수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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