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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군일주일묵상] 훈련소의 하루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1 조회수566 추천수4 반대(0) 신고

 

                       훈련소의 하루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은 안양에 있는 군부대다. 그러나 주일마다 훈련병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러 신부님, 수녀님, 군종병과 같이 화성에 있는 훈련소에 간다.


   훈련소에 도착하면 성당 마당에 기간병들이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도란도란 얘기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세례를 받은 병사들은 미사를, 세례를 받지 않은 병사들은 교리교육을 받는다. 훈련병들 열기로 가득한 교육관에 들어서면 병사들의 우렁찬 인사를 받을 수 있다. 1중대와 3중대 병사들이 가운데 통로를 경계로 나뉘어 앉아 있다.


   3중대는 주황색 운동복을 입었고 1중대 병사들은 전투복을 입고 있다. 교리 시작 전에 먼저 처음 나온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기도를 바친 후 교리에 들어간다.


   교리교육은 훈련병들이 훈련소에 머무는 동안 매주 행해진다. 교리를 마치면 언제나 그날 배운 내용을 점검한다. 교리 내용을 잘 이해하거나 기도문을 잘 외운 병사들은 간식을 먹을 수 있다. 간식은 훈련병들이 좋아하는 초코파이와 마가레트, 초코바 등이다. 모두에게 나눠줄 수 없어 간식 수량에 맞게 질문을 던진다. 이번에는 11명에게 간식이 주어졌다.


   대부분 훈련병들은 간식을 받으면 그 자리에서 뜯어 옆 동료들과 나누곤 하는데 이번 기수 병사들은 간식을 뜯지 않는다. 간식으로 수량이 많은 과자를 선택하는 이유는 서로 나눴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인데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번 훈련병들은 간식을 모두 가슴에 품고 갈 작정인 것 같다. 어느 장병은 저녁에 잘 때 간식을 안고 잘 거라며 마냥 행복해한다. 아마 여기서 나누지 못한 간식은 내무반에 있는 다른 병사들과 나눌 것을 기대한다. 기도문 암기도 암기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병사들에게 맛난 간식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해봤는데 성과가 아주 좋다.


   병사들은 교리를 열심히 듣고 기도문도 열심히 외운다. 교리와 기도문 암기를 마치면 인터넷을 통해 훈련병들에게 전할 '사랑의 배달부' 편지를 전달하는 순서다. 오늘은 편지를 받을 병사들이 많이 나오질 않았다. 그러한 병사들 편지는 같은 소대 병사들에게 전달을 부탁해야 한다.


   헤어지기 아쉬워 병사들 모습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는다. 사진이라도 보고파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을 위해 사랑의 배달부 카페에 올리기 위해서다. 가져간 모든 것을 훈련병들에게 주고 오니 마음도 몸도 가볍기만 하다. 이렇게 훈련소의 하루는 저물어간다.


           - 권상희 수녀 (군종교구 안양 충의본당, 인보성체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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