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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 할매들은 더해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2 조회수744 추천수3 반대(0) 신고

 

                               우리 할매들은 더해 

 

     얼마 전 우연히 신문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내용을 읽었다. 명절을 지내는 아내 처지에서 쓴 것이다.


   "제일먼저 두부굽네 이것쯤은 가비얍네/이번에는 나물볶네 네가지나 볶았다네/냄비꺼내 탕끓이네 친정엄마 생각나네/이제부터 가부좌네 다섯시간 전부치네/부추전은 쉬운거네 스물댓장 구워냈네/동그랑땡 차례라네 돼지고기 두근이네/김치전도 굽는다네 조카놈이 먹는다네/기름냄새 진동하네 머리카락 뻑뻑하네/허리한번 펴고싶네 한시간만 눕고싶네/그래봤자 얄짤없네 입다물고 찌짐굽네/남자들은 티비보네 뒤통수를 째려봤네/주방에다 소리치네 물떠달라 지랄떠네/속으로만 꿍얼대네 같이앉아 놀고싶네…."


    그런 내용을 우리 농촌 실정에 맞춰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그 심정을 대변해 새로 써봤다.


   "제일먼저 시장보네 이것쯤은 가비얍네/장보따리 네덩거리 버스타니 허리휘청/집에오니 몸퍼지네 시어머니 생각나네/눈부라린 그모습에 쌔빠지게 전부치네/며느리는 오지않고 전화로만 핑계대네/온단시간 지났다네 다섯시간 기다렸네/아들놈이 전화걸어 차막힌다 핑계대네/찌짐굽고 탕끓이고 나물볶고 떡만드니/그때서야 기어오네 양손보니 빈손이네/아들놈은 왜했냐고 빈말로만 둘러대고/그말듣고 며늘년은 자기신랑 찝어대네/오랫만인 손자녀석 반갑다는 인사없고/보자마자 돈내놔라 컴퓨터없다 짜증내네/쌔빠지게 만든음식 맛없다고 투정이고/아들놈은 제사끝에 수고했다 인사없고/며늘년은 힘들다며 친정가자 신랑볶네/그짓거리 왜봤는고 저런놈을 왜낳는고/저것들은 안늙는가 늙어봐라 그설움을/이놈에 팔자야 이놈에 팔자야"

 

   어느 편이든 자기 생각이 있게 마련이고 나름대로 서운한 것이 있게 마련이다. 며느리는 며느리대로 고충이 있고,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대로 고충이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서로의 처지만 대변하고 고집한다면 힘든 가정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런 어려움에도 서로 이해하고 챙겨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번 추석은 어른들을 마음으로부터 모시는 그런 추석이길 부탁드린다. 그동안 부족하고 서툰 제 삶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린다.


                          - 김호균 신부(대구대교구 사목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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