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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어린이처럼'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2 조회수549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 어린이처럼>(마태 18,1-5)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예수님께 어린이 하나를 불러 그들 가운데에 세우시고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

 

우리의 목적은 무엇일까?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까? 예수님께서 그 방법을 제시하신다.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린이처럼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린이의 특성은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기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이기에 모든 것에 있어서 타인에 의존하는 삶이다. 엄마가 돌봐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기에 온전히 엄마에게 의탁하는 삶이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사람은 이 어린이처럼 하느님께 의탁하는 것이요, 하느님의 돌봐주심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요, 하느님이 주시는 것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 큰 사람이 어린이처럼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스스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린이처럼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존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어린이의 특성은 의존하는 것이요, 받아들이는 것이라면 어른의 특성은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스스로 독립하는 것이요, 독립하기 위해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어떻게 해서든 더 많은 것을 더 좋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른은 하늘 나라도 하느님께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소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따라서 이런 삶으로 익숙해진 어른이 어린이처럼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 해야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기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나의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힘으로 되는 것이다.


오늘 복음을 보면 내 힘으로 하늘 나라에 들어가고자 하는 생각과 하느님이 제시해준 어린이처럼 되는 삶의 한 중앙에 회개라는 말씀이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너희가 회개하여, 어린이처럼 되지  않으면"이라고 말씀하셨다.

 

회개란 무엇인가?
회개란 지금까지 살아왔던 인생관 가치관을 바꾸는 것이다. 가장 크고 높고 좋고 화려하고 힘있고 지배하고 많은 것을 지향하던 삶에서 가장 작고 나약하고 비천하고 가난하고 봉사하는 삶이 더욱 위대한 삶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가장 작은 것이 가장 크고 위대하다는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요, 눈 높이를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다.

 

회개란 나의 만족을 위해 살았던 사람에서 다른 이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회개란 더 이상 자기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사는 삶이다.


회개란 공동체 안에서 그 동안 내가 나를 위해 살려고 했기 때문에 나로 인해 상처받았던 다른 이들의 아픔을 위로해주고 봉사해주는 삶이다.


회개란 그 동안 나만을 위한 삶을 사느냐고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에 눈을 뜨는 것이요, 그 새로운 가치를 위해 나의 삶을 투신하는 것이다.


회개란 소유하려고만 했던 삶에서 가장 작은 것까지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그 받은 선물을 나를 위해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이를 위해 내놓는 삶을 사는 것이다.


회개란 나의 삶에서 그 누구도 소외되거나 차별화 당하는 일없이 누구에게나 똑같은 사랑을 베풀어주는 삶을 사는 것이다. 회개란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어 주는 삶을 사는 것이다.

 

회개란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이 잘못된 삶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회개란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이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회개란 내가 원하는 삶이었지 하느님이 원하시는 삶이 아니었다는 것을 개닫는 것이다.

 

회개란 지금 내가 이대로 살아가면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죽음의 길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개닫는 것이다.

회개란 지금 내가 사는 방법대로 살면 결국 내가 그토록 바라는 행복한 삶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행해진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회개란 나 위주로 살아온 사람이었지 하느님을 위한 삶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결국 회개란 새로운 세계를, 새로운 길, 새로운 가치관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삶이다.

 

이런 회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그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의와 용기가 필요하다.

 

"어린이처럼 된다."는 것은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창조적인 노력이다.


어른이 어린이처럼 된다는 것은 결코 쉽게 이루어지는 작업이 아니다. 어쩌면 지금까지 내가 잘못 살아왔던 세월만큼 거슬러 올라가는 세월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되려고 쏟았던 정열과 시간과 희생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회개의 삶을 살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잘못 살아왔는지를 반성하고 그 내용을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회개의 삶을 살려면은 내가 잘못 살아왔다는 것을 깨우쳐 준 그 진리를 소중하게 여겨야 하고 그 진리의 빛을 놓치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빛으로 나아가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 빛은 곧 복음이다.

 

회개한 이는 시편작가처럼 "주님, 당신의 말씀은 제 발에 등불, 나의 길을 비추는 빛이오이다."(시편 118,105)라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유광수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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