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천연색 사진 같은

본능적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천연색 사진들,

얕고 가벼워 곧 싫증이 나지만,

흑백 사진들 단순하고 깊어 볼수록 좋아집니다.

흑백이 어우러진 인생이 좋은 겁니다.
기쁨,

희망,

빛,

생명의 백색 가득하다면 흑백 인생이 되지 않습니다.

슬픔,

절망,

어둠, 죽

음의 흑색이 더해져,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어둠과 빛,

죽음과 생명의 흑백이 조화되어야 비로소 깊고 아름다운 인생입니다.

삶은 과정이자 흐름입니다.
하느님께로부터 와서

성령 안에서

성자 그리스도를 통해

성부 아버지께 이르는 삶의 여정입니다.

그러나 이 삶의 여정, 순탄대로만은 아닙니다.

계속 순탄대로의 삶이라면

그 삶 얕고 가벼워 도저히 깊이의 하느님을 체험할 수 없습니다.

희망과 절망,

건강과 질환,

빛과 어둠,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고통,

생명과 죽음이 교차하는 흐름 중에

그 삶은 더욱 깊어지고 순수해져 하느님을 만나고

깊고 단순한 흑백 사진 인생이 됩니다.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언제 어디서든 하느님 안에 있다는 것과

끝까지 인간 품위를, 나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상황이든

‘하느님 끈’ 꼭 붙잡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욥이 겪는 고통,

그 배후에는 하느님과 사탄의 대결이 자리 잡고 있음을 봅니다.

하느님의 명예가 욥의 어깨에 달려있습니다.

최악의 밑바닥 고통 중에도

욥은 생일을 저주하고, 삶을 저주하고, 죽음을 희망합니다만,

결코 하느님을 부정하거나 저주하지는 않습니다.

결코 마지막 선을 넘지 않는 욥입니다.

얼마나 처참한 극한 상황인지 상상을 초월합니다.

“어찌하여 그분께서는 고생하는 이에게 빛을 주시고,

  영혼이 쓰라린 이에게 생명을 주시는가?

  죽음을 기다리지만, 숨겨진 보물보다 더 찾아 헤매건만 오지 않는구나.

  어찌하여 앞길이 보이지 않는 사내에게,

  하느님께서 사방을 에워싸 버리시고는 생명을 주시는가?”

독백의 넋두리이지만 이 또한 처절한 기도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이 지경이라면 미쳐버리거나 자살일 것입니다만,

신앙의 용사 욥은 이 고통의 칠흑 같은 어둠의 터널을 통과합니다.

유비무환,

평소 갈고 닦은 깊은 신심 있어야 이런 어둠의 터널을 통과합니다.

하느님의 눈은 정확했으니 하느님이 인정한 그대로였음이 판명됩니다.

참으로 온전하고 진실하며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악한 일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욥이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겪는 모든 시련의 고통의 과정 중에

하느님의 명예가 내 어깨에 달려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삶의 여정에 필수적 요소가 분별의 지혜입니다.
불필요한 것들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요?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시길 원하십니까?”

예수님 일행을 냉대해

맞이하지 않는 사마리아인들에 대한 다혈질의 야고보, 요한 형제의

무자비한 제안을 거부하시고

다른 마을로 발길을 돌린 주님의 분별의 지혜가 참 고맙습니다.

오늘 하루도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깊고 아름다운 흑백 사진 인생을 살게 된 우리들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