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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4일 야곱의 우물 - 시어머니의 틀니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4 조회수550 추천수3 반대(0) 신고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2006/10/4
독서 : 욥 9,1-12. 14-16 또는 갈라 6,14-18 복음 : 루카 9,57-62 또는 마태 11,25-30

시어머니의 틀니

예수님의 일행이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또 다른 사람이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루카 9,57-­62)

◆예수님을 따르고 싶다. 그러나 주님을 따르기 전에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다. 몇 년 전 돌아가신 시어머님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아쉬운 점들이 자주 떠오른다. 내가 실수로 떨어뜨려 금이 간 시어머니의 틀니를 즉시 고쳐드리지 못해 오래 불편해하셨던 것도 그 중 하나다.

 

“예수님을 따르기 전에 먼저 너나 잘해라.” 마음 아플 때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다. 하지만 예수님은 내게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스스로를 이해하라고 하시는 것 같다. 그분은 이미 훌륭하게 자신의 몫을 다했다는 것을 받아들이라고.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치셨고, 내가 그 의미를 받아들여 생명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면 어머니는 내 안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거라고.

예수님과 나의 관계가 시작되었을 즈음 어느날이었다. 나의 부주의로 남편과의 관계에서 그동안 쌓였던 소원한 것들이 표면으로 떠올랐다. 마침 아들도 사춘기를 힘들게 보내고 있던 터라 모든 것이 내 못난 탓인 것만 같았다. 먼저 남편과 아이들을 돌봐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그 순간 예수님은 나를 초대하셨다. 뒤돌아보지 말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라고.

 

사람들은 늘 자신의 생각 속에 머무른다. 그 안에서 궁리하여 가장 좋은 방법을 찾으려 애쓴다. 그러나 그 생각이 우리의 운명도 되고 굴레도 된다는 것을 알았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생명의 길이다. 예수님은 쟁기를 들고 뒤돌아보기를 원하지 않으신다. 생명의 길을 따르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우선이어야 함을 강조하신다.

홍선미(의정부교구 중산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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