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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루카복음 단상] 만 번의 고백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4 조회수619 추천수5 반대(0) 신고

                             

 

                        만 번의 고백

(루카9,57-62)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주님, 불충하고 어리석은 종을 용서하십시오. 그랬습니다. 가끔씩은, 아주 가끔씩은 당신의 향기보다 세상의 향기가 더 좋았고, 당신 속의 안식보단 세상의 잠이 더 깊고 편했으며, 당신의 부르심보다 세상의 유혹이 더 많이 달콤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따르다가도 세상이 부르는 손짓에 번번이 끌려만 다녔습니다.


   당신도 사랑하고 세상도 사랑하고 싶거늘, 당신은 한 가지를 버리라 하십니다. 차마 한 가지라도 잃고 싶지 않기에, 차마 두 가지 모두를 갖고 싶기에, 오늘도 뼈져린 눈물과 회한의 긴 밤이 계속됩니다.


   당신을 사랑하면 세상을 함께 사랑하지 못함을 눈물로 배우는 처절한 사제수업. 주님, 제게서 속된 것을 지워 주시고, 흔들림 없이 제 길을 걸어가게 하소서. 제 길이 마냥 꽃길이 아닌, 가시밭길이어야 함을 뼈져리게 알게 하소서. 더 큰사랑을 위해 작은 사랑을 내어놓고, 더 크게 아프고, 더 많이 아프고, 더 깊이 아픈 그런 밤을 만들어 주소서.


   하여, 더 괴롭고 더 고독해진 연후에야 깨닫게 하소서. 당신을 향해 흘려온 눈물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천 번 만 번 저의 행복은 당신뿐이라 그리 고백하도록 이 밤도 더 많이 아프게 하시고, 더 크게 아프게 하소서.


   - "주님을 찾는 행복한 술래" 中에서 ( 김강정 시몬 신부 / 부산교구 덕신성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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