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거라'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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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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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6-10-04 | 조회수489 | 추천수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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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라>(루가 10,1-12)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하고 말하여라.
그런데 예수님은 "돈 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고 하셨다. 한 마디로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말라는 것이다. 어떻게 양들을 사나운 이리 떼 가운데 보내면서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마라는 것일까? 양들이 사나운 이리 떼 가운데에서 살아남을 무기는 물질적인 돈 주머니나 여행 보따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건물을 짓고 좋은 차를 가져야 하고 경제적으로 보장이 되어야 하고 안전한 거처지를 마련해야 하고 최신식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한다. 물론 이런 것들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 복음화 되어야 한다.
즉 복음은 어떤 물질적인 것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복음화 되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 아무리 좋은 매체를 가지고 있고 좋은 시설을 갖춘 건물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복음을 전해야하는 사람이 복음화 되지 않았다면 절대로 복음을 전할 수 없다. 그러나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복음화 되어있다면 그 사람이 어디에 가나 또 어느 도구를 사용하든 모든 것은 다 복음을 전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가장 큰 취약점은 복음을 전하는 돈주머니나 여행 보따리나 신발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런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복음화된 복음의 사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경씨의 "미래에서 온 편지"에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을 '병'이라는 메타포를 써서 표현하자면 '중독'과 '에이즈'의 세상이야. 이 지구화 과정을 일으키는 초국적 자본주의는 'BM2'로 인간 세상을 망치고 있지. 'BM2'는 이모가 만들어낸 Buiness, Money, Many, 즉 B.M.M 의 약자야. 세상을 큰 시장터로 만들고 온 땅을 비즈니스 게임터로 만드는 초국적 자본주의는 우리를 정신 없이 바쁜 사람들로 만들어 가고 있어. 모두 "바쁘다, 바뻐" 하고 아우성을 치지. 너무 바빠 자신과 가족, 이웃을 돌볼 시간이 없는, 정신 없고 분열된 개인을 만드는 것이 이 자본주의의 음모야. 정신 없는 인간을 지배하기는 참 쉬운 거니까. 그리고 이 정신 없는 개인들이 숭배하게끔 하는 신은 돈이지.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복음을 전파하며 "돈교"에 입교시키는 거야. 그리고 뭐든지 많이많이 무한정 불려 나가야 해. 생산도 늘리고, 섹스도 더 진하게 많이 해야 하고, 차도 더 빨리 몰아야 하고, 뭐든지 더 많이, 더 진하게, 더 빨리 해지 않으면 실패고 퇴보라고 생각하는 거야.
-유광수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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