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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아픔] 날개
작성자유낙양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5 조회수646 추천수6 반대(0) 신고

+ 우리 모두 평화.

 

아침에 해가 쨍쨍하더니 갑자기 구름으로 가리어져
초저녁 날씨 같다.
부랴부랴 대추와 가지 말리던 것을 걷어들였다.

 

적막하기만 한 집안에 새소리마저 안들리고
고요하기만 하다.

 

난 어느것이든 살아있는 생명체가 죽어간다는 것은
무척이나 슬퍼진다.

 

얼마나 미안한지 모른다.
저 넓은 공간 마음데로 날아보지도 못하고
떠난 우리집 귀여운 새 한마리..

 

언젠가 내 자신의 자유로움을 갈구하며
놓아주려 했을 때의 생각이 간절하다.

 

늘 새장에 속에서만 살았던 연약한 새라
내 도움이 없으면 혼자 스스로 먹이를
찾지 못해 금방 죽어버릴 것 같아 그대로
내가 키우기로 했던 예쁜 새가 오늘 아침에 죽어버렸다.

 

어쩌면 나의 불찰인지도 모른다.
며칠 전 새로운 먹이로 바꾸어 주었다.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크고 더욱 많이 슬퍼진다.

 

좁디 좁은 작은 공간에서 얼마나 괴로웠을까?
차라리 넓은 하늘 마음데로 날수 있도록
놓아주었더라면 아직까지 살아있을지도 모를텐데..

 

이렇게 새 한마리때문에 눈물을 흘리고
떠나 보내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 주었다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려나?

 

하지만 나는 아랑곳 하지 않으련다.
내 마음은 그저 슬프기 때문이다.

 

항암주사를 맞고 늘어져 있는 내게
새를 바라보며 희망을 갖으라고
막내 아들 안드레아가 사다 준 작은 새..

 

그 새로인해 나의 고통을 잊은 적이 있기에
더욱 마음이 아려온다.

 

내 마음이 늘 자유롭게 날고 싶을지언데
우리 예쁜 새는 얼마나 더 자유롭고 싶었을까?

 

하지만 난 또 하나 남은 새 한마리를
놓아주지 못할 것 같다.

 

언뜻 언뜻 비 한방울씩 내린다.
점점 추워질 것이 뻔하다.

 

둥우리를 찾아 들어가 조용히 죽어 있는 새..
차라리 나처럼 발악이라도 한 번 떨어보지 그랬을까?

 

미안한 마음에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고..
갑자기 무서워진다.

 

새장안으로 내 손을 디밀었을 때
놀라지도 않고 친숙하게 노래 불러주던 새였건만,
나는 왜 그 새를 무서워하고 있을까?

 

도데체 나의 사랑은 여기까지가 한계란 말인가?
나의 아파하는 마음은 또 며칠이나 갈까?

 

아직도 예쁘고 작은 새는 아무 소리가 없다..
무언으로 나를 더 슬프게 할 뿐이다..

 

귀엽고 예쁜 새야..
내가 너 때문에 행복해 했던 것 알고 있지?

때 늦은 이제라도 맘껏 날개짓을 해 보럼..

 

아주 아주 많이 미안해...
하느님께 전해 드릴께..
내게 준 행복이 컸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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