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0월 5일 야곱의 우물 - 이름 쓰지 않은 성경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5 조회수576 추천수1 반대(0) 신고

연중 제26주간 목요일

2006/10/5
독서 : 욥 19,21-27 복음 : 루카 10,1-12

이름 쓰지 않은 성경

그때에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다니지 마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주는 음식을 먹어라. 그곳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한길에 나가 말하여라. ‘여러분의 고을에서 우리 발에 묻은 먼지까지 여러분에게 털어버리고 갑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두십시오.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날에는 소돔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루카 10,1­-12)

◆얼마 전 가깝게 지내던 분이 세례를 받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늘 최선을 다해 오신 분이다. 어느날 예비자 교리에 다닌다고 하여 무척 반가웠는데, 남편에게 대부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셨다. 세례식 후 늦은 저녁식사를 함께하면서 들은 이야기가 오늘 복음에 나오는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라는 구절과 맞물려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았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형제님의 막내동생 이야기다. 명석하고 반듯한 대학생이었다고 한다. 용돈의 대부분은 성경을 사는 데 썼고, 성경을 사면 이름을 쓰지 않은 채 읽다가 필요한 사람을 만나면 주었다고 한다. 그 당시 동생은 치료가 어려운 병을 앓고 있었고, 투병생활 동안 동생의 부탁으로 자주 성경을 읽어주면서 예수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동생의 병은 점점 악화되었고, 2년여의 투병생활 끝에 숨을 거두었다. 의사가 다녀가고 나서 잠시 후 동생이 다시 깨어나 가족 모두 너무 놀랐다고 한다.

 

동생은 가족에게 “하느님은 정말 계시다”라고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꼭 전해줘. 그리고 형도 꼭 하느님 믿어!” 하며 영원히 눈을 감았다는 것이다. 이제 20년이 지나 막내동생의 소원을 들어주게 되었다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말씀하던 형제님을 잊을 수가 없다. 어쩌면 그분의 20년은 이렇게 착하고 순결한 동생을 죽게 했다고 믿었던 하느님을 이해하기 위한 침묵의 대화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세례를 받은 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행복해하는 그 부부를 보면서 동생의 정신이 형의 마음속에 살아 있음을 느낀다.

홍선미(의정부교구 중산 천주교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