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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모 꽃마을 신부님 "간호사님 , 제 남편도 착하지만 나는 더 착해요"
작성자송규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5 조회수795 추천수4 반대(0) 신고
 
제목
"간호사님 , 제 남편도 착하지만 나는 더 착해요"
작성자
관리자
 


 
 “간호사님 , 남편도 착하지만 나는 더 착해요”
 어제 방문한 환자의 남편과 간호사의 대화 중에 “아내의 병을 고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하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 해 보았다”는 남편의 말을 전해주며 남편이 참 착한 것 같다고 간호사가 칭찬을 해 주자 환자가 웃으며 대꾸한 말입니다. 


간호사와 함께 환하게 웃는 얼굴에는 남편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이 가득히 배어 있었습니다. 
비록 하반신이 마비되고 왼쪽 팔만 간신히 움직일 뿐이었지만 자신의 운명을 탓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밝은 모습으로 지내셨습니다.  


처음 꽃마을에 입원할 때의 모습은 오랜 기간 병마와 싸우느라 야위긴 했지만 눈망울이 맑고 조용하면서도 어딘지 모를 기품이 있어 보였습니다. 아마도 오랜 기간 고통과 인고의 시간들을 통해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성숙했졌기 때문 일겁니다. 


그것도 그럴것이 그동안 수술을 7번이나 했는데 자궁외 임신으로 인한 나팔관 수술, 유방암 수술, 다리 수술 등 한 두번만 해도 끔찍한 것을 7차례나 했으니 정신적 고통 또한 컸을 것입니다. 


본인 말로는 첫 번째는 뭣 모르고 하고 두 번째는 마지막이다 싶기도 해서 집안을 다 정리하고 (반찬,이불빨래등) 수술을 했고 세 번째는 될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네 번, 다섯 번,여섯번째는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 속에서, 마지막은 수술 잘해서 어떻게든 걸어야 되겠다는 생각에 신에게 간절히 의탁하는 마음으로 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결과는 꼼짝도 못하고 누워 있으니 차라리 얼른 죽고만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남편은 누워 똥오줌을 싸고 있어도 살아만 있어 달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왕이면 걸으면 더 좋겠지만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힘을 내라고 하는데 자꾸 짐이 되고 있으니 죄송하고 답답한 마음뿐이라고 했습니다. 


“이제는 이런 고통에도 익숙해지나 봐요,  처음엔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가 하고 하느님을 많이 원망했지만 이제는 뭔가 뜻이 있으시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씩 대화 중에 튀어나오는 말들을 보면 이미 ‘인간사 새옹지마’라는 말에 도를 닦은 듯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과 닥쳐올 죽음들에 대해 초연함을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한번 “죽음이 두렵지 않으세요?”하고 물으니 ‘이미 수술을 7번 하는 동안에도 수차례 죽었다 깨어났는데 한 번 더 죽는게 뭐가 두렵겠어요’ 하며 그저 깊은 잠 한번 더 자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또 젊은 나이에 죽는 것이 억울하지 않느냐는 말에도 “남편과 아이들에게 아내로써 또 엄마로써 몫을 다 하지 못하고 가는 것에 대해서 죄스럽지만 그 빈자리는 하느님이 채워주실 것을 믿기 때문에 다 맡기고 갈 수 있다며 자기는 천국에 가서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더 큰 기도를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26살에 지금의 남편을 만났는데 남편보다도 시어머니가 자기를 더 좋아해 곧바로 결혼날짜를 잡았다며 남편보다도 시부모의 사랑을 먼저 받았다고 자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아버님이 폐암으로 투병하시다 돌아가셨을 때에도 늘 옆에서 간호하며 힘이 되어 드렸다고 합니다.  남편은 또 그런 아내를 위해서 투병 생활하는 동안 할 수 있는 한 정성과 사랑을 쏟아 부었습니다. 


“남편이 지금까지 못 해준게 딱 한가지가 있어요. 그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미안해요.”

"누가 사람 뼈가루가 좋다는 말을 했는지 남편이 그 얘기를 듣고는 화장터에 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고는 뼈가루를 얻을 수 없느냐고 했더니 그 사람들이 여기가 어딘데 당신 정신이 돌은 사람 아니냐고 해서 쫓겨났다고 해요. 그래서 구하지 못하고 나왔다는데 그 얘기를 듣고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착잡했어요. 그렇게 까지 생각해 주는 남편이 있다는게 복이지요?”  


덕분에 친정식구들은 물론이고 남편을 아는 사람들은 좋은 남편 만나 시집 잘 간 거라고 귀따갑게 얘기한다며 자신이 생각해도 평생 살아가면서 받아야 할 남편 사랑 여한 없이 다 받고 간다고 말했습니다.   


슬하에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남겼는데 제일 가슴이 아픈 것은 끝까지 함께 해주지 못한 것들이 너무 아쉽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식들과 남편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글로 남겼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사랑하는 아들아 정말 미안하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엄마는 ㅇㅇ에게 제일 미안해. 
엄마의 사랑을 듬뿍 주지도 못하고 누나들 손에서 커서 그런지 쑥스러워 하고 수줍어 하는 네 모습을 볼 때 마다. 엄마 밑에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완전한 사랑을 주지 못한 것 이 제일 마음에 걸린단다. 


엄마의 사랑을 제일 많이 받아야 할 때부터 늘 아픈 모습, 누워있는 모습만 네게 보여주었더구나. 
운동회 때도 소풍을 갈 때도 김밥을 싸주지 못해  누나들이 김밥집에서 사온 김밥을 들려 보냈다는 소식을  병실에서 듣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었는지... 


어린 네게 김밥은 단순한 한끼의 밥이 아니라  엄마의 사랑이고 그 사랑을 먹고 자라야 하는 나이 인데 돈으로 살 수 없는 사랑이 빠져 있었더구나. 
엄마를 용서해 주지 않을래?.. ㅇㅇ야.. 미안하다. 


네가 8살 때 엄마가 병원에서 퇴원해서 돌아오던 날.  엄마의 볼에 얼굴을 부비면서 “엄마는 내 엄마야 내 엄마만 되야돼.  엄마! 나 군대 갔다 올 때까지 오래오래 살아야 돼?” 


“군대 갔다 올 때 까지가 뭐여? 너 장가 갈 때 까지 살거야” 
“그럼 색시는 엄마가 구해주는거여?” ....... 


ㅇㅇ야 너는 잊었을지 모르지만 네가 8살 때 했던 말들을 엄마는 가슴깊이 네가 했던 말들을 간직하고 있단다. 
이제 엄마가 갈 때가 가까워 진 것 같은데 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가는 것이 제일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 


사랑하는 내 아들 ㅇㅇ야 ! 


날마다 병상에서 너를 만나 이런 저런 말들을 많이 했었는데  막상 편지를 쓰려고 하니 가슴이 아려오고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아직 정신이 맑아 있는동안  너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있다고 하니 호스피스 활동을 나오셨던 수녀님께서 엄마를 대신해서 편지를 써 주신다고 하셔서 이렇게 편지를 남기게 되었구나. 
엄마가 남긴 편지 꼭 간직했다가 엄마 보고 싶을 때 꺼내 읽어주지 않을래?.. 


ㅇㅇ에게 이렇게라도 편지를 남기는 것은  엄마가 이 세상에서 ㅇㅇ를 하늘만큼 땅 만큼  사랑했다는 것을 꼭 전하고 싶어서란다. 


ㅇㅇ야 엄마가 없더라도 아빠랑 누나들 말 잘 듣고  훌륭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엄마가 하늘 나라에서도 너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을께.... 
정말 정말 미안하고 사랑한다... ㅇㅇ야... 

2004년 6월 24일 ㅇㅇ를 사랑하는 엄마가... 

 



사랑하는 딸들아 엄마의 말좀 들어보렴...

엄마가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미안하다는 말뿐이구나.  내가 너희들을 두고 어떻게 눈을 감을 수 있을까?.. 


엄마가 있어 감당해야 할 짐을 너희들에게 지워주고, 떠나게 되어서 정말 미안하구나.. 


아빠랑 ㅇㅇ도 부탁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딸들  엄마가 너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엄마 노릇 잘 못한 것 다 용서해주었으면 좋겠다..    너희들 시집갈 때 까지 만이라도 살고 싶었는데...  예단준비도 함께 해 주고, 사위에게 큰절도 받아보고 ..  그렇게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나의 이 작은 바램마져도 내 뜻대로 할 수가 없구나... 


정말 미안하다 정말...    하늘나라에서   늘 너희를 위해 기도 할께...
사랑한다 나의 딸들아...

2004년 6월 24일 두 딸을 사랑하는 엄마가 


사랑하는 ㅇㅇ 아빠... 

“ 여보! 사랑해요, 고마워요” 


“ 당신을 만난 후 지금까지 행복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한번도 입 밖으로 표현해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꼭 한번쯤 해보고 싶은 말 이었어요. 


“왜 이렇게 복이 없냐? 한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암 수술을  받고 이렇게 고통 중에 헤메고 있는 당신을 바라볼 뿐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 이렇게 말하곤 하던 당신은 직장과 가정을 
오가면서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나를 데리고 이 병원 저 병원 좋다는 약과 음식을 다 사다 먹여주던 당신 정말 고마웠어요.  당신이 저를 너무나 사랑하니까 하늘이 시샘하여 나를 빨리 데려가려는 것 아닌지 모르겠어요. 


주위사람들이 “저렇게 지극 정성한 남편사랑을 받으면서도 왜 못 일어나느냐?.. 어서 자리에서털고 일어나 행복하게 살아가라“고 말하곤 하더군요.그리고 같은 병실에 누워있던 환자들이 저를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알아요? 


3년 전에 운동을 하기 싫어하는 나를 보면서 “운동 안 하면 너 죽는데 너 정말 죽을 거여?”라고 말 했을 때 얼마나 서럽고 서운했는지 몰라요..돌이켜 보면 당신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놓치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라도 살려보려고 애썼던 모습이고 표현이었다는 것 알아요. 


여보, 우리는 남들이 다 한다는 부부싸움 이라는 것 한번도 못해봤어요. 그러기에 오히려 행복하게 오래오래 당신과 살고 싶었어요. 이렇게 먼저 떠나갈 수 밖에 없는... 그래서 당신께 더욱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요..


언젠가 친정 엄마가 “ 너 시집 잘 갔어, 김 서방 한테 사랑을  듬뿍 받았지 너만큼 남편사랑 듬뿍 받은 여자 드물게다 그런데 왜 못 일어나니?” 하셨어요. 


그리고 언니는 한술 더 떠서“ 네 남편 속이 시컴뎅이가 들어 있는 줄 알기나 하냐?”하면서 줄곧 당신 칭찬을 하데요. 나도 하늘같은 당신 두고 가는 게 정말 싫어요, 


며칠 전에 서울 올라가는 길에 들렸다고 저를 보러 와 주셨는데...  병실 문을 나서는 당신의 뒷모습을 보면서 바쁘고 고달플 줄 알면서도 다시 오겠다고 약속한 당신이 기다려집니다. 


평소에 성당에서 하는 피정에 참석 할 때 는 차로 데려다 주는가  하면 아이들도 봐주던 늘 나에게 자상하던 당신, 당신과 함께한  시간들이 그리 길진 않지만 당신 만나 재미있게 살았던 추억들, 
아무런 여한도 후회도 없어요 당신께 대한 고마움 죽어서도  잊지 않을께요. 
“여보! 사랑해요...


그리고 당신의 넘치는 사랑 고마웠어요.  당신과 아이들만 남겨두고 먼저 가서 미안해요
이다음에 천국에서 다시 만나면 그땐 우리 헤어지지 말고 행복하게 오래 오래 같이 살아요” 

   2004년 6월 24 당신의 아내 김ㅇㅇ(아셀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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