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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8일 야곱의 우물 - 남편이 가장 멋있었을 때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8 조회수595 추천수1 반대(0) 신고

연중 제27주일

2006/10/8
독서 : 창세 2,18-24 독서 : 히브 2,9-11 복음 : 마르 10,2-16 또는 10,2-12

남편이 가장 멋있었을 때

그때에 바리사이들이 와서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남편이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모세는 너희에게 어떻게 하라고 명령하였느냐?” 하고 되물으시니, 그들이 “‘이혼장을 써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모세는 허락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모세가 그런 계명을 기록하여 너희에게 남긴 것이다. 창조 때부터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집에 들어갔을 때에 제자들이 그 일에 관하여 다시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면 그 아내를 두고 간음하는 것이다. 또한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와 혼인하여도 간음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들을 쓰다듬어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제자들이 사람들을 꾸짖었다.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보시고 언짢아하시며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 그러고 나서 어린이들을 끌어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축복해 주셨다.
(마르 10,2­-16)

◆몇 년 전 남편이 침묵피정을 다녀왔다. 평소 과묵했던 그답지 않게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으면서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를 해주었다. 남편이 제일 멋있었던 것은 바로 그때였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다 들어줄 것 같았다. 예수님을 못박은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며 죄스러워했고 그것 이외에는 남편을 괴롭힐 게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그는 이제 어떤 처지에 있는가가 중요하지 않고 어떻게 살아가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남편의 모습은 한없이 믿음직스러웠고 의욕에 차고 행복해 보였다. 나도 참 행복했다. 둘이 하나가 된 것 같았다. 부부는 마주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사이구나 하는 것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기도모임에서 만난 한 자매님은 남편 때문에 늘 마음을 쓴다고 했다. 남편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자신의 죄라고 이야기하면서 남편에 대한 기대와 현실의 차이 때문에 늘 괴로웠으며 그만큼 남편에게 부담을 주었다고 한다. 기대가 컸던 것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밖에서 찾았기 때문이란다. 이제는 스스로를 둘러싸고 있는 외적인 조건에서 자신을 찾지 않고 안에서 찾겠노라고 했다. 나도 그분의 나눔에 공감했고, 딸을 시집보낸 그 연세에도 변화를 갈망하는 젊음을 본받고 싶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인정하지 않으면 그 힘은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보게 하고 원하는 것만 듣게 한다. 나도 어린이처럼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싶다. 남편이 멋있게 느껴졌던 그때처럼 나도 남편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손을 잡고 함께 생명의 길로 나아가고 싶다.

홍선미(의정부교구 중산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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