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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0) 성당 나오면 장가 보내줍니까?/ 김귀웅 신부님
작성자유정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9 조회수866 추천수8 반대(0) 신고

 

 

10월 둘째주 연중 제27주일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마르코 10,2-16)

 

 

 

며칠 전, 사제관 현관문이 갑자기 활짝 열리더니 술취한 청년이 빨간 얼굴로 인사를 한다. 문이 열려있기에 들어왔다는 말에 잠시 실랑이를 하다가 청년이 성당에 다니고 싶다고 해서 주보를 쥐어주며 언제 어느 곳으로 오라고, 그리고 여기로 전화를 하라고 알려주었다.

그런데 그 청년이 나가다가 나를 바라보며 다시 한 마디 하였다.

 

"근데 성당 나오면 장가 보내줄 수 있습니까?"

 

며칠 전에 어린이집의 여 선생님과 결혼에 대하여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결혼해 사는 젊은 부부들의 모습을 보면 참 안되었다며 그 선생님은 시집갈 마음이 별로 없다고 했다.

 

결혼해서 행복한 건 신혼 때 잠깐일 뿐 시댁과의 갈등으로 스트레스도 많고 남편 뒷바라지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혹시 종교가 다르면 겪게 되는 어려움도 있고 이렇게 결혼은 고생의 시작인데 그걸 알면서 굳이 결혼하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대우받으며 좋은 직장을 다니는 사촌 여동생에게서도 같은 말을 들었었다.

경제력이 있으니 혼자서 자유롭게 즐기며 살 수 있는데, 결혼해서 얽매이고 눈치보고 싸우고 스트레스 받으며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여성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대폭 확대되었는데, 기성세대는 아직도

'우리 집에 시집 온 며느리' 로 생각하니 그것을 쉽게 받아들일 여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게다가 요즘은 나의 삶을 먼저 생각하는 개인주의가 대세 아닌가?

 

하느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짝지어 주실 때에는 서로가 서로를 보충해서 완성하라는 것이었을 터인데 요즘은 상대를 나의 삶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배우자에게 나의 덕을 입게 하기보다는 내가 배우자의 덕을 보려는 생각이 많으니 싸움이 많아지고 갈라섬이 많은 것 아니겠는가?

 

나 혼자 편하고 행복한 것보다 다른 누군가와 함께 할 때 더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 된다는 것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나의 행복이 아니라 상대의 행복을 추구할 때 우리 모두가 다 행복할 수 있음을!

 

자녀 많이 낳기 운동을 하고, 여러 자녀를 둔 집에 장학금을 주는 등의 지원도 좋지만 어쩌면 교회 안에 정말로 결혼 중개소를 세워야 할 것 같다.

 

그나저나 아가씨란 아가씨는 모두 대처로 나가 좀체 찾을 수가 없는 이 시골에서 그 청년이 다시 성당에 찾아오면 어찌하면 좋을까?

 

그래서 이런 꿈을 꾸어 본다.

현관문이 활짝 열리고 어여쁜 아가씨가 들어와서는 인사를 하며 말한다.

 

"신부님, 성당 나오면 시집 보내주시나요?"

 

 

 

 

           ㅡ글쓴이 : 제주도 신창성당 : 김귀웅 주임신부님ㅡ

 

                             < 출처 : 가톨릭 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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