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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추석에 받은 값진 선물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09 조회수770 추천수6 반대(0) 신고

                              <백담계곡에 비친 단풍>

 

 

추석 이튿날 여동생네 집을 찾았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사는데도 몇 달전에 이사했을 때 방문하고 오랫만에 갔습니다. 여동생이 몸이 그리 썩 건강하지 않기 때문에 그래도 동생보다는 좀 나은 제가 찾아갔습니다.

 

동생의 남편이 대천에서 제법 큰 교회를 짓는 책임자로 있는데 명절이라 며칠 올라와 있었습니다. 이 제부는 항상 표정이 밝습니다. 몇 년 동안 교회를 짓고 난 후의 공사 대금 문제로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도 기도 하면서 항시 낙천적으로 생각하고 생활을 하였습니다.

 

제 여동생은 제노베파라는 본명을 가졌지만 결혼하면서 시댁을 따라 개신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었습니다. 제부도 열렬한 신자입니다.

 

시댁에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작은 아파트 한 채를 장만했는데 결혼한 시누이가 살 곳이 마땅치 않자 이 아파트에 살게 해주었는데, 급기야는 아파트를 다 없애버리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뒤 다시 작은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여 따로 살림을 났으나 시숙과 함께 하는 건축일을 하면서 건축주들로부터 공사대금들을 받지 못하는 관계로 담보로 넣었던 살고 있던 아파트가 경매의 위험에 놓이는 등 숱한 마음 고생을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동생은 몸무게가 37kg가지 떨어지는 등, 원래 지병으로 잠을 잘 자지 못하는데 마음 고생을 하다보니 더 악화가 되어서 몇 년동안 고생을 심하게 하였습니다.

 

보다 못해 제가 치유의 은사를 받으신 분께 기도를 부탁드려서 2 번 기도를 받고 45kg이 되었습니다. 기적적인 치유의 놀라운 점의 하나는 기도해 주신 자매님께서 45kg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 주셨는데 그대로 된 것입니다.

 

이 번에 올라온 제부가 밤에 기도를 하고 있기에 동생이 무슨 기도를 하느냐고 물으니까 고통받고 있는 형님과 동생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하였답니다. 제부는 평소에도 기도를 하면서 하느님께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을 축복하시어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어려운 형제들을 도와 주시게 하고 자기들은 34평 아파트로 가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였다고 합니다.

 

저는 동생의 말을 들으면서 제부가 동생이 자기들의 집을 없애버리고 난 후, 융자를 받아서 생활을 꾸려 나가기도 하는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원망하지 않은 점도 놀라웠거니와 또 다시 어려운 형제들을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사랑때문에 가능하다고 여겨졌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믿음은 놀랍고 응답을 받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오랜 인고의 세월끝에 여동생의 두 딸중 큰 딸은 시험을 통해 공사에 공채로 취업이 되었고, 막내는 공립 유치원 교사시험에 합격한 것입니다. 또 제부가 제법 큰 교회의 공사 총책임을 맡게 된 것입니다.

 

더구나 제부는 추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님에게 100여만원을 보내 드리고 여동생은 또 별도로 형님의 부인인 동서에게 따로 50만원을 보내 주었다고 합니다. 그뿐 아니라 공사에 다니는 큰 딸도 매번은 아니지만 월급의 십일조로 한 번에 20만원씩 한다고 합니다.

 

동생네가 경제적으로 아주 여유 있는 집이 아닙니다. 단 돈 500만원도 저금되어 있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사랑의 마음 때문에 쌓아 놓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입니다.

 

추석에 차례를 지내고 아이들이 미사를 갈 때 아기를 돌봐주기 위해서 새벽미사에 갔습니다. 저희 본당에 새벽미사가 없어서 가까운 큰 본당에 갔었습니다. 봉헌이 있었는데 옆 줄에 서 있던 자매가 봉헌하려고 봉투에서 헌금을 꺼내기에 자연스레 보게 되었습니다. 달랑 천원짜리 지폐를 꺼내어 봉헌을 하였습니다.

 

아파트가 10여억원씩 나가는 동네에서 할머니도 아니고 또 세입자라 하더라도 저는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 기억에 그 분은 명품을 입으신 멋장이로 기억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광경을 보았던지라 더욱 더 제부와 동생의 순수하고 열렬한 신앙은 제 마음을 참 훈훈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이런 이들의 기도를 들으시고 자신들이 원했던 방법이 아니라 하느님의 방법으로 더 큰 축복을 해 주신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하늘나라는 바로 이러한 사람들의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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