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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10일 야곱의 우물 - 루카 10, 38-42 (삶이 부른 기도 )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0 조회수611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2006/10/10
독서 : 갈라 1,13-24 복음 : 루카 10,38-42

삶이 부른 기도

그때에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루카 10,38­-42)

◆답사할 일이 있어서 강화에 있는 수도원에 다녀왔다. 봉쇄수도원과 활동수도원이 한 곳에 있었다. 수도원 경당에서 기도하는 도중에 양쪽으로 다른 세계를 체험할 수 있었다. 칸막이가 처진 오른쪽 옆에서는 봉쇄수도원 수녀님들의 낮기도 소리가 마음을 적시고, 저쪽 마당에서는 활동수도원 수녀님들이 그날 오후 피정 올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기도하면서 활동하시고, 활동 안에서 기도하시고. 마음이 평화롭고 따뜻해졌다.

 

내 안에도 기도하는 내가 있고, 활동하는 나의 삶이 있다. 20년 전 결혼하면서 남편의 권유로 세례를 받았다. 우선 몇 년은 미사전례에 익숙해지느라 애를 먹었고,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르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구역반장이 되어 본당일을 하게 되었다. 구역 식구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면서 신앙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배우게 되었고 조금씩 익어갔다. 한 해 두 해 세월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 자신을 돌아보니 복사단 자모회·부부독서단원·레지오마리애·성물방 봉사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뭔지 모를 목마름을 느꼈고, 다 좋은 일인데도 자꾸만 지쳐갔고 힘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을 내어 주는 것이 힘들었던가 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기도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되었고 그런 기회를 만나서 내 삶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되었다. 그 의미를 깊이 모르고 했던 교회 안의 여러 활동이 나를 기도하게 만들었고 그 기도가 나 스스로를 이해하게 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포기와 나눔의 활동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기도를 불렀다. “비아야, 너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홍선미(의정부교구 중산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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