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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갈망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0 조회수915 추천수15 반대(0) 신고
10월 10일 연중 제27주간 화요일-루카 10장 38-42절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갈망>


비록 지금은 작고하셨지만 우리 시대의 대 영성가 중 한분을 뽑으라면 많은 사람들은 주저 없이 토머스 머튼을 이야기합니다.


그분께서 집필한 ‘침묵 속에 만남’은 자신이 하느님과 나눈 대화들을 내밀하고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는데, 그분의 글 가운데 이런 고백이 제 눈에 띄었습니다.


“주 하느님, 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제 앞에 놓여있는 길을 도무지 알지 못합니다. 그 길이 어디에서 끝나는지도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또 저 자신을 진실로 알지도 못하고 제가 당신의 뜻을 따른다고 생각해서 제가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을 기쁘게 해드리고자 하는 갈망이 사실 당신을 기쁘게 해드린다고 저는 믿습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서 그러한 갈망이 드러나기를 바라며 제가 그렇게 하면 저를 올바른 길로 이끄실 것임을 믿습니다.”


대 영성가였지만 겸손하게 자신의 신앙 역시 불완전하고 불확실하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신을 가지고 아룁니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고자 하는 갈망이 사실 당신을 기쁘게 해드린다고 저는 믿습니다.”


기도가 무엇인가? 봉사가 무엇인가? 사랑의 실천이 무엇인가? 생각해봤을 때, 그 모두는 사실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입니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다른 무엇에 앞서 하느님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어떻게 처신합니까?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 사랑은 표현됩니다.


마르타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시장을 봐옵니다. 팔을 걷어붙이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대접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방을 청소하고 침구를 준비합니다. 정성껏 선물도 마련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가 아닙니다. 사랑은 또 다른 방식으로 드러납니다. 사랑하는 사람 가까이에 자리 잡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좋아 뚫어지게 그분을 바라보고, 그분 말씀에 귀를 귀 울이는 것 역시 사랑의 또 다른 표현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두 가지 사랑의 표현 방식 가운데 행동으로 보여준 마르타의 사랑보다는 관상과 기도로 보여준 마리아의 사랑을 더 높이 평가하십니다.

 

정신없이 일 가운데 파묻혀 살아가는 저희 활동 수도자들이 깊이 새겨들을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이라는 것이 그렇지요. 일을 하다보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이 다가옵니다. 결국 일이 슬슬 수도자를 파괴시킵니다. 일로 인해 기본적인 기도시간마저 빼앗깁니다. 언젠가 일은 우리의 휴식시간, 수면시간까지 앗아갑니다. 그렇게 되면 거의 일 중독증입니다. 기도와 일은 조화를 잃어버립니다. 기도가 시시하게 여겨지고 뒷전이 되고 맙니다. 기도한다고 앉아있는 사람 보면 짜증이 나기 까지 합니다. 이런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저희 살레시오 회원들의 영적 스승이신 파스칼 차베스 총장신부님께서 일 중독증, 전문직 중독증으로 인해 고생하고 있는 회원들을 향해 이런 말씀을 건네주셨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여러분에게 주어진 일 때문이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여러분의 전문적인, 그리고 효과적인 사목적 봉사로 인해 수도회에 큰 도움을 주고 계시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부탁드리겠습니다. 기도가 배경이 되지 않는 여러분의 사도직은 울리는 징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혹시라도 여러분들의 사도직 활동이, 여러분들의 전문직 봉사가 여러분들의 기도생활이나 수도생활을 방해한다고 느껴진다면 결연히 부탁드립니다. 과감하게 여러분의 사도직 활동을 손에서 놓으십시오. 여러분들의 전문직 봉사를 끝내십시오. 활동이 기도를 갉아먹는다면 단호하게 활동을 버리고 수도생활로 다시 돌아오십시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기도만 하고 지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모든 사람이 다 하루 온 종일 심오한 기도생활에만 침잠해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어려운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식구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 세상이 돌아가기 위해서 누군가는 일을 해야만 합니다. 마르타의 활동 영성, 마리아의 관상 영성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우리가 지닌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측정해볼 수 있는 도구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실천하는 이웃사랑의 노력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할수록 이웃을 향한 우리의 사랑을 증대됩니다. 반대로 인간을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우리의 하느님을 향한 사랑도 커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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