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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복음묵상]" 마르타야 , 마르타야 " / 전동기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0 조회수841 추천수7 반대(0) 신고

 2006년 10월 10일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일에 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루가 10,41-42)

 

 Martha, Martha, you are anxious
and worried about many things.
There is need of only one thing.
Mary has chosen the better part


 




 갖가지 시중으로 분주한 마르타가 예수님께 불평하자,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듣고 있는 마리아가 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고 명확하게 알려 주십니다

 

☆☆☆

 

 오늘날 우리는 지난날보다 훨씬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편리한 교통수단과 통신 수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분주합니다. 그러한 현대인들에게 주님께서는 마르타에게 하셨던 말씀을 다시 들려주십니다.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사실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만나러 다니기에 바빴을 뿐이지, 정작 상대편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 주는 진실함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요? 무엇보다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소중한 몫을 언제쯤 되찾을 수 있을까요?

 

 

" 마르타야,  마르타야 "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마르타는 아주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반면, 마리아는 상대적으로 침착하고, 오늘 복음에서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한 편이다. 대개 활동적인 사람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한다. 가만히 있는 것을 불안해한다. 반대로 조용한 사람은 가만히 앉아서 무엇을 잘 한다. 정적인 게 마음이 편하다. 이것은 어떤 편이 좋고, 어떤 편이 나쁘다고 이야기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둘 다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예견하시고는, 심각하고도 찹찹한 마음으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에, 이 두 자매의 집을 들르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예수님을 대하는 두 자매의 태도가 서로 다른 것이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이고,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마르타는 예수님께서 자기 집에 오셨다는 기쁨에,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대접하느라고 여념이 없고, 그래서 그의 마음과 행동은 외적인 것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동생 마리아는 그렇지 않다. 지금 이 순간, 예수께서 가장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고통과 죽음을 눈앞에 두신 예수님의 마음에 함께 하고자, 예수님 발치에서 말씀을 듣고 응답하면서 앉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에 누구의 발치에 앉는다는 말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었다.

 

   더군다나 여성인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있다는 말은, 당시로서는 상상이 안 가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당시 유다인의 풍습으로는 랍비들이 여성을 가르칠 수 없었다. 여성들은 법정에서 증언할 수도 없었고, 율법을 공부할 의무조차 없었다. 그들은 아버지나 남편에게 종속된 존재로서, 시중들고 접대하는 존재일 뿐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라고, 마르타가 마리아에 대해 투정내지는 비난한 것이 설득력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차별하고 굴레를 씌우고 하는 그런 관습에는 전혀 개의치 않으셨다.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고 하시며, 음식대접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마르타와 마리아를 모두 다 사랑하셨다. 그렇지만 오늘은 마르타가 그 마음이 참으로 갸륵하고 좋기는 하지만, 예수님께 보탬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방해가 되고 부담이 되고 있는 듯하다. 그러기에,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가지뿐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비슷한 예로, 가정 방문을 할 때, 서로 이야기를 좀 나누려고 하는데, 가자마자, 사람만 혼자 앉혀 놓고, 이야기할 상대는 부엌에 들어가서 무엇을 준비한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그 정성은 대단히 고맙지만, 어떤 때는 마음이 그렇게 편치 않다는 것이다.
혼자 내버려 두지 말고, 그냥 말씀을 들어주기만 하면 좋다는 것이다.

 

   아마, 예수께서도 수난 당하시기 전에, 평소에 사랑하시던 마르타와 마리아와 다소곳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마르타가 바깥으로 나가서 음식을 장만한다고 하니까, 그 정성은 고맙지만, 별로 기분이 나지 않으셨던 것이다.

 

   더군다나 마르타가 혼자 준비하느라고 바쁘다고, 마리아마저 자신의 일에 투입시켜 달라고, 한마디로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이신 주님을 홀로 있게 해달라고 하는데, 만일 그러면 예수님은 혼자서 무엇을 하시겠는가?

- 전동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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