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6.10.10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갈라1,13-24 루카10,38-42
필요한 것 한 가지
우리는 모두 필요한 것 한 가지를 찾아
이 거룩한 미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 누구에게 선물하려할 때 참 고르기 어려운 게 물건입니다.
세상에 많고 많은 것들 중에 필요한 것 한 가지만 선택하라면
여러분은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과연 내 인생에 필요한 것 한 가지는 무엇일까요?
이 필요한 것 한 가지를 찾아내지 못해 끝없는 방황입니다.
이 게 필요한 것 같아 가졌는데 막상 갖고 보면 시들하고,
저 게 필요한듯하여 가졌는데 마음은 여전히 허전합니다.
좋은 직장이나 좋은 배우자, 명예, 건강, 장수, 부유함 등...
과연 무엇이 내 인생에 필요한 한 가지 일까요?
진정 필요한 것 한 가지만 지닌다면 방황은 끝날 것입니다.
삶은 단순해지고
질서 잡혀지며
안정과 평화도 깃들 것입니다.
삶이 복잡하고 불안한 것은
이 필요한 것 한 가지를 지니고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 필요한 것 한 가지를 찾지 못해
평생 방황하다가 세상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이 필요한 것 한 가지를 찾아내야
자발적 가난에 무욕의 삶이요, 이탈과 초연의 삶입니다.
비로소 제자리에서 제정신으로 제대로 흔들림 없이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선택에 따른 집중적 수행으로 영적 성숙과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오늘 고맙게도 주님께서 답을 주십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주님이,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는 관상의 삶이,
필요한 것 한 가지이고,
이것은 아무도 빼앗아 갈수도 없거니와,
거금을 주고도 살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이 필요한 것 한 가지를 알 지 못해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한 마르타요,
참 바쁘고 복잡하게 마음 들떠 살아가는 현대인들입니다.
주님과 함께 머무는 관상적 삶일 때
비로소 참 행복이요 해갈되는 영혼의 목마름입니다.
이 필요한 것 한 가지를 찾지 못해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며 아예 없애 버리려고 미쳐 날 뛰던 바오로,
마침내 하느님의 은총으로 꼭 필요한 것 한 가지인
하느님의 아드님이 그 마음 안에 계시될 때
비로소 주님의 사도가 되고 제자리의 안정과 평화를 찾았음을 봅니다.
필요한 것 한 가지는
바로 하느님이자 그분 곁에 머무는 관상의 삶입니다.
“내 영혼이 밤에도 당신을 사모하오며,
아침에도 이 마음 당신을 그리나이다.”
시편 저자의 고백의 대상도 바로 꼭 필요한 한 분인 주님입니다.
매일 은혜로운 미사 시간,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성체를 모시며
필요한 한 분이신 주님을 마음 깊이 모시는 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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