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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 사랑의 집안으로 언제나 깊숙히/삼위일체 이콘을 보며 기도하기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1 조회수687 추천수6 반대(0) 신고

 

 

하느님의 집에 사는 것은 가공할 세상에서 보호될 뿐 아니라 하느님의 내적 아름다우심을 보는 것이다. 루블료프의 아이콘은 이 형언키 어려운 아름다움을 미리 보게 해준다.

 

성 삼위가 등글게 원을 이루고 있는 그 모임 안에서는, 모든 참 지식이 마음속으로 내려간다. 기도는 마음이 마음에게 이야기하는데서, 즉 하느님의 마음이 기도하는 이의 마음과 일치하는데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아는 것은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이 거룩한 모임 안에서, 이 사랑의 집 안에서부터, 하느님의 신비가 우리에게 드러난다.

 

가운데 성자는 두 손가락으로 가리키시면서 강생을 통해 신성과 인성을 겸비한 희생 양이 되시는 당신의 사명을 암시한다. 왼쪽의 성부는 축복하시는 손짓으로 성자를 격려하신다. 그리고 성부와 성자와 똑같은 권위의 지팡이를 드신 성령은 제데 앞쪽에 있는 열린 사각형을 가리키시면서 이 거룩한 희생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희생임을 말씀하신다.

 

그러므로 이 아이콘과 더불어 기도하는 것은 우리를 하느님의 자기 계시의 신비속으로 들어가게 이끈다. 그 신비는 인간의 모든 감정을 초월한 즐겁고 슬프고 영광스런 신비이지만, 모든 인간적 감정을 다 건드리는 신비이기도 하다.

 

성 세르기는 - 루불료프는 이 성인의 영광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서 <삼위일체> 아이콘을 그렸다. 온 러시아를 하느님의 이름을 중심으로 한데 모이게 하여 백성들이 "삼위일체를 묵상함으로써 세상을 멸망시키는 중오" 를 정복할 수 있기를 바랐다.

 

공포와 증오는 14세기 이래 여전히 파괴적인 요소가 되고 있고, 루블료프의 아이콘은 공포와 증오가 더 이상 우리를 파멸시킬 수 없는 곳, 저 사랑의 장소로 여전히 창의적으로 우리를 부르고 있다.

 

이 아이콘과 더불어 오래 기도하면 할수록, 그리고 둥글게 원을 이루고 있는 사랑의 모임과 십자가가 둘 다 공존하는 저 신비스런 장소로 우리 마음이 더 깊이 끌리면 끌릴수록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 편히 머무는 가운데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 몸바쳐 투쟁하는 길을 더욱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

 

예수께서는 사람들이 "세상에 닥쳐올 무서운 일을 내다보며" (루카 21, 26) 공포에 질려 죽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다:

 

  여러분은 장차 닥쳐올 이 모든 일을 피하여 인자 앞에 자신있게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십시오. (루커 21, 36)

 

루불료프의 <삼위일체> 아이콘을 오랫동안 응시한 후에, 그 말씀은 새로운 힘을 갖고 내게 다가왔다. "항상 기도한다" 는 말은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산다" 는 뜻이 되었다.

 

"닥쳐올 이 모든 일을 피한다" 는 말은 이제는 더 이상 세상을 지배하는 공포와 증오와 폭력의 희생물이 되지 않아도 됨을 말해 준다. 그리고 이제 "주님 앞에 자신 있게 서는 것" 은 종말에 이루어진다는 뜻만이 아니라, 오늘날 적개심과 폭력의 와중에서도 확신을 갖고, 즉 신뢰하며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나에게 열어 준다.

 

나는 루블료프의 아이콘이 이 무섭고 가공할, 가증스럽고 폭력적인 세상 한가운데에 살고 있으면서도, 저 사랑의 집 안으로 언제나 더욱 깊숙히 들어가며 사는 길을 가르쳐 주게 되길 기도한다.

 

                      <주님의 아름다우심을 우러러 / 헨리 나웬>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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