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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 복음묵상] 주님의 기도 / 박상대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1 조회수650 추천수6 반대(0) 신고

  2006년 10월 11일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루가 11,1-4)

 

 “When you pray, say:
Father, hallowed be your name,
your Kingdom come.

 


 


 

 예수님께서는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달라는 제자들의 요청을 들어주시어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


 

 복음에 따르면, 주님께서는 홀로, 또는 제자들과 함께 자주 기도하셨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때로는 밤을 새워 가며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기도에 대해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항상 기도하라고, 끊임없이 그리고 끈질기게 기도하라고,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의심을 품지 말고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라고, 세리처럼 겸손하게 기도하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러고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짧은 기도문 안에는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습니다. 하느님의 영광과 사람들의 평화가 담겨 있습니다. 죄의 용서와 일용할 양식이 담겨 있습니다. 온갖 질병과 소외 등의 악과 유혹에서 보호해 달라는 청도 담겨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는 하느님 나라가 요청되고 있습니다. 아니, 무엇보다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로 부를 수 있는 행복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로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서로 형제자매가 되는 기쁨이 담겨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짧지만 참으로 소중한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 : 가장 완벽한 기도


   루가복음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가르침은 바로 ‘기도’에 관한 것이다. 오늘 복음은 모든 기도의 모범이 될 ‘주님의 기도’를 예수께서 직접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시는 대목이다. 우선 루가복음의 주님기도(11,1-4)와 마태오복음의 주님기도(6,9-13)를 비교해 보면, 루가는 5개의 청원을, 마태오는 7개의 청원을 담고 있다. 루가에는 마태오의 세 번째 청원인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와 일곱 번째 청원인 ‘또한 우리를 악에서 구하소서.’가 빠져있다.

 

   루가는 주님의 기도를 ‘아버지’ 라고 시작하는 반면, 마태오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라고 부르며 시작한다. 마태오는 예수께서 산상설교(5-7장)의 테두리 안에서 제자들에게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지만, 루가는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자기들도 기도하고자 하는 제자들의 요청에 의하여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셨다. 우리는 오늘 편의상 현행의 주님기도를 묵상해 보자.


   주님의 기도는 우선 예수님이 아버지 하느님께 바치는 기도로 볼 수 있다. 이 기도는 일곱 가지 청원을 담고 있는 바, 전반부의 세 가지 청원은 ‘아버지의 이름’, ‘아버지의 나라’, ‘아버지의 뜻’에 관한 것으로서 하느님에 대한 청원이며, 후반부의 네 가지 청원은 ‘우리의 일용할 양식’, ‘우리 잘못의 용서’, ‘우리를 유혹으로부터 보호’, ‘우리를 악에서 구제’에 관한 것으로서 우리 인간과 삶에 대한 청원이다.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의 청원에 의해 이 땅에 하느님의 영광(이름)과 통치(나라)와 섭리(뜻)가 계시되었음을 선포하는 감사와 찬양의 기도이다. 아울러 이 땅위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육체적 구원(양식)과 영혼의 구원(용서)을 도모하여, 모든 인간을 온갖 유혹과 악으로부터 완전히 해방시켜(해방) 종말론적 구원(영생)을 주시려는 예수님의 다짐기도인 것이다.


   사람이 되어 오신 예수께서 당신의 기도인 ‘주님의 기도’를 이 땅위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심으로써 이 기도는 제자들의 기도가 되었고, 우리의 기도가 되었다. 주님의 기도는 다른 어떤 기도가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한 기도이다. 주님기도의 후반부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인간이 하느님께 청하는 일용할 양식은 어제나 내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늘만을 위한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께 우리 죄의 용서를 청하는 것은 우리의 지나간, 즉 이미 행한 어제의 잘못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께 갖은 유혹과 악으로부터 보호와 해방을 청하는 것은 미지(未知)의 내일을 위한 것이다. 이렇게 주님기도의 후반부는 우리 인간자신과 실존을 위한 것으로써 현재와 과거와 미래의 차원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가 오늘만을 위한 일용할 양식을 청할 때는 창조주이시며 만물의 주인이신 아버지 하느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 또 우리가 어제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청할 때는 우리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과 봉헌을 생각하며 구세주께 감사와 찬양을 드린다. 또한 우리가 다가올 온갖 유혹과 악으로부터의 보호와 해방을 청원할 때는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강림하신 진리이며 위로자요 협조자인 성령 하느님께 의지하여 우리의 미래를 맡겨드리면서 그분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주님의 기도는 한 분이신 하느님의 이름과 통치와 섭리를 청원하며, 성삼이신 하느님의 각 위격에 일용할 양식과 용서, 보호와 해방을 청원하면서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완벽한 기도인 것이다. 이제 주님의 기도는 매일 매일 하느님 성삼께 바치는 나의 기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주님의 기도를 매일 외우는 것으로만 끝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것은 주님의 기도가 모든 신앙인이 지녀야 할 진실한 삶의 자세를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주님의 기도는 이 기도가 담고 있는 내용의 실천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수께서 기도 중에서 자신의 신원을 재삼 확인하시고, 신원에 따른 사명을 다짐하신 후 항상 그 대로 행동하신 것처럼 말이다. 이 점이 어제 복음에서 밝혔듯이 관상과 활동을 한데 묶어 적극적인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이유이다

-박상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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