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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장 아름답고 열렬한 고백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최영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1 조회수870 추천수4 반대(0) 신고

 

 


♤ 가장 아름답고 열렬한 고백 ♤

일 년에 한 번 수도자들에게 주어지는 재충전의 기회인 연례 피정 때 일입니다.
저는 일 주일 내내 오직 한 가지만 묵상했습니다. '예수님은 내게 누구인가?'하는 
물음을 계속해서 제 자신에게 던졌습니다.

'그분은 내게 어떤 존재인가? 그분은 내게 어떤 의미인가? 
그분은 내 삶 안에서 어는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는가? 그분은 내 일상생활 가운데 몇 
퍼센트 차지하는가?' 답을 찾아가면서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어느새 그분은 제 관심 영역 밖으로 밀려나 계셨습니다.

한때 제 삶의 중심이라고 여겼던 그 분은 이제 제 삶의 변방으로 쫓겨나 계셨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또 그분은 제게 자동판매기와도 같은 존재였기에 
더욱 부끄러웠습니다. 절박한 순간에 "주님, 주님!" 하고 찾았지, 평화로운 시절에
그분은 제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다시 한 번 그분을 제 삶의 중심으로 모셔 오고 싶었습니다. 
그분을 향해 다시 한 번 "나의의 주님, 사랑하는 나의 하느님!" 하고 외치고 싶었습니다.
다시 한 번 그분을 '내 삶의 전부, 내 인생의 동반자'로 되돌리고 싶었습니다.

가장 믿바닥으로 내려가서야 겨우 주님 얼굴을 기억해 내곤 햇던 저였슴에도, 비참하게
흐려진 눈을 겨우 뜨고나서야 주님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저였음에도, 그분은 제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달려와 주셨습니다.

주님은 제가 한없이 나약해 졌을 때도,정신없이 죄 속을 헤매던 순간에도, 모두가
떠나 버려 고독에 몸부림칠 때도 결코 저를 떠나 가지 않으셨던 자비의 주님이셨습니다.
'괴롭다, 죽고싶다.' 하면서 힘겨워하고 있을 때면 어느새 제 곁으로 다가오셨던 
사랑의 주님이셨습니다. '힘내고 나와 함께 다시 한 번 새 출발하자.' 라고 속삭이시던
위로의 주님이셨습니다. '나는 사람 값도 못하는 막돼먹은 인간, 내 인생은 끝장난
인생'이라고 울며 돌아서던 저와 함게 울어 주시던 연민의 주님이셨습니다.

저를 낱낱이 다 알고 계시는 은총의 주님, 제 머리카락 한 올까지도 그분에게는 
소중하기만 한 사랑의 주님이셨습니다.복음서의 한 장 한 장은 모두 이토록 자비
충만한 주님 모습을 잘 그려 내고 있습니다.
한번은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요한 21장 참조). 스승께서 가시는
곳이라면 무덤 속까지도 따라가겠노라고 공공연하게 떠들었던 베드로였기에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세 번씩이나 배신한 것에 대한 심한 죄책감과 부끄러움으로 베드로는 예수님과
눈길조차 마주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고개를 푹 숙인 베드로는 한마디 말도 없이
식사만 할 수 밖에요. 마치 모래를 씹는 듯했을 것입니다.
이런 베드로에게 이윽고 예수님이 말을 건네십니다."시몬아, 네가 나를 정말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송구스럽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해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겨우 대답합니다. 
"예, 주님, 지난번 일은 정말 죄송했습니다.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대답을 끝낸 베드로는 '야' 이제 살았다. 이제 주님 마음이 좀 풀어지셨나 보구나.'하고
안심했는데 웬걸, 예수님은 똑같은 질문을 세 번이나 되풀이 하십니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세번이나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 하시는 예수님 질문 
배경에는 교육적 의도가 깔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나를 사랑하느냐?" 라는 동일한 질문을 반복하심으로써 베드로에게 또다시
배반해서는 안된다는 강한 경고를 던지는 동시에, 잠시나마 소원해졌던 스승과 제자
관계를 회복하고 새 출발을 하자고 초대하고 계십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베드로의 내면에는 숱한 감정들이 교차되었겠지요.
예수님을 배반한 사실에 따른 극도의 죄책감, 수제자로서 이미지를 망가트린 데
대한 수치심과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 등.

그러나 베드로는 겸손하게도 그 모든 부정적 감정들을 극복해 나갑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겸허하게 수용합니다. 베드로는 주님을 삶의 중심에 두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비참한 인생인지를 절실히 깨닫습니다.

주님의 자비를 힘입지 않고서는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험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가장 아름답고 열렬한 신앙 고백에 도달하게 됩니다.
"예, 주님,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때까지...중에서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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