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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3 조회수894 추천수10 반대(0) 신고
연중 제27주간 금요일-루카 11장 15-26절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쫒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몇몇 아이로부터 가끔씩 연락이 옵니다. 편지로, 전화로, 메일로. 이제 좀 정신 차릴 나이도 되었는데, 잘 지내야 될 텐데, 걱정하고 있으면 아니나 다를까 어김없이 ‘겸열필’ 도장이 찍힌 편지가 구치소나 교도소, 소년원으로부터 날아옵니다.


편지 내용을 읽어보면 ‘눈물로 쓴 편지’ 저리가라입니다. 편지 내용만 보면 이제 사람 다 된 것 같습니다. 완전히 개과천선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세상 밖으로 나오면 그 금강석 같던 다짐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즉시 또 다른 비행의 연속입니다.


악습과 결별하지 못하는 아이들, 그로 인해 너무도 오랜 세월 방황하는 아이들을 떠올리며, 하느님께서 바라보실 때 저 역시 별반 다를 바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걱정이 앞섭니다.


발목을 붙드는 갖은 종류의 속박에 꼼짝 못하고 있는 부자연스런 제 영혼을 자주 확인합니다. 그토록 자주 다짐을 하고 또 다짐하지만 어느새 똑같은 악습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악령에 대해서 말씀하시는데, 예수님은 악령과 맞서 싸우시는 존재라기보다는 언제나 악령 위에 머무시는 존재, 악령들을 지배하시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분 앞에 악령들은 순식간에 힘을 잃고 맙니다. 그분과 함께라면 그 아무리 ‘센’ 악령들이라 할지라도 겁나지 않습니다.


오늘 제게 있어 악령을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나를 하느님께로 나아가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는 여러 형태의 속박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드는 모든 잡념들, 내 영적생활을 파괴시키는 악습들...


아직은 많이 부족하기에, 언제나 나약하기에 악령의 간계에 혼란을 거듭하는 우리지만 언젠가 하느님의 나라가 도래하게 될 때, 우리는 그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시공으로 훨훨 날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 시대 다양한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악령들의 세력이 아무리 활개를 친다할지라도, 그로 인해 세상살이가 너무 힘겹다할지라도, 그래도 하느님의 능력은 그 모든 것들을 훨씬 능가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지금은 하느님의 나라가 ‘현재진행형’이기에 갖은 악이 판을 치고, 이해하지 못할 현상들이 우리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뒤흔든다할지라도 언젠가 반드시 정의로우신 하느님의 나라가 반드시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을 굳게 믿기 바랍니다.


그날 우리는 그 오랜 악의 억압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그토록 우리가 갈구해왔던 자유를 구가하게 될 것입니다. 꿈처럼 요원했던 참 행복도 맛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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