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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월 13일 야곱의 우물 - 루카 11,15-26 / 하느님의 손가락과 우리의 손가락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6-10-13 조회수679 추천수2 반대(0) 신고

하느님의 손가락과 우리의 손가락

그때에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셨는데) 군중 가운데 몇 사람은,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 하고 말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을 시험하느라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그분께 요구하기도 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그런데도 너희는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말한다. 내가 만일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면 너희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는 말이냐? 그러니 바로 그들이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 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버리는 자다. 더러운 영이 사람에게서 나가면 쉴 데를 찾아 물 없는 곳을 돌아다니지만 찾지 못한다. 그때에 그는 ‘내가 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말한다. 그러고는 가서 그 집이 말끔히 치워지고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다시 나와 자기보다 더 악한 영 일곱을 데리고 그 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그리하여 그 사람의 끝이 처음보다 더 나빠진다.”
(루카 11,15­-26)

◆어렸을 때 배앓이를 하면 어머니는 나를 뉘어놓고 가락에 맞춰 ‘엄마 손은 약손’을 반복하며 손으로 내 배를 쓰다듬어 주셨다. 그러면 배앓이가 없어지곤 했다. 지금도 가끔 배가 아플 때 배를 쓰다듬곤 한다.

 

언젠가 아는 사람이라곤 전혀 없는 타지에서 약 한 달을 지냈는데, 어느날 샤워를 마치고 나오다 갑자기 허리 근육이 잘못되어 그 자리에서 폭 쓰러졌다. 간신히 침대로 기어가 한참 쉰 다음 병원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물리치료사는 정성을 다해 허리 마사지를 해주었다. 다음날 허리는 한결 나아졌다. 사람의 손은 이렇게 대단하다.

 

나는 집이나 상점 축복식을 할 때 주로 오늘 복음을 읽는다. 특별히 손으로 무엇을 하는 가게를 축복할 때 이 말씀은 주인에게 큰 위로를 준다. 그런데 사람 손으로 무엇을 하지 않는 상점이 어디 있겠는가? 어떤 이는 손으로 사람을 안내도 하고, 어떤 이는 손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음식 맛은 손맛이라고들 한다. 또 ‘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다’는 말도 있는데, 음식을 만드는 손은 분명 하느님의 축복이다.

 

모든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상도덕을 지킨다면 이는 분명히 하느님이 당신의 손으로 마귀를 쫓아내듯 우리도 손으로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된다. 모든 사람이 다 손으로 올바른 일을 하게 된다면 이것 역시 하느님의 위대함에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과 우리가 맞닿아 있다는 이야기다.

 

김정대 신부(예수회·인천 `삶이 보이는 창`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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